“안전수칙 지키면 슈퍼박테리아 겁낼 필요 없어”

입력 2011-05-31 10:59
[쿠키 건강] 지난해 말 국내 대형병원에서 흔히 슈퍼박테리아라고 흔히 불리는 다제내성균이 검출되면서 보건당국과 국민들은 긴장시켰다. 앞서 일본에서도 다제내성균의 일종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MRAB)에 감염된 환자들이 잇따라 사망했다.

다제내성균의 출현은 이미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가릴 것 없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으며 우리나라 역시 다제내성균의 감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MRAB의 경우 2008년 7월터 1년간 국내에서도 182건의 감염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구로병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31일 “여러 다제내성균들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감시체계를 강화해야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감염에 취약한 노인인구, 암환자, 장기 이식환자가 늘면서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관절, 인공혈관 등 각종 기구를 체내에 삽입하면서 항생제 내성균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우리나라도 다제내성균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을 포함한 6종의 박테리아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슈퍼박테리아라는 명칭 자체가 두려움을 줬지만 건강한 일반인들은 감염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다제내성균은 감염된 상처나 의료행위로 전염되고, 치료과정에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의 환자들이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중환자들이나 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약자나 임신부, 만성질환자는 병원출입이나 문병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특히, 중환자실은 출입을 삼가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병원에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병실 침상에 걸터앉는 것은 본인이 감염되거나 환자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제내성균 감염은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원인이므로 항생제 사용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일반 감기인데도 무분별하게 병원에 항생제 처방을 받을 경우 본인은 물론 타인까지 모두 다제내성균 감염의 위험성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항생제를 처방받았을 경우 처방원칙을 꼭 지켜서 복용해야한다"며 "7일 처방받았는데 증상이 사라졌다고 3~4일 먹고 끊는다거나, 가족끼리 증상이 비슷하다고 나눠먹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