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중이염 걸릴 확률 높아진다

입력 2011-05-31 08:38
[쿠키 건강] 비만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증, 관절염 등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비만은 소아청소년에게 있어 성인기의 각종 질환 유발 인자가 될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기에 있어 중이염의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소아중이염은 흔히 감기가 끝날 무렵 발생하는데 3살 이전의 소아 4명 중 3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삼출성중이염은 중이염이 발생했을 때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귀 속에 염증성 액체가 남아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청력장애, 학습장애 및 만성중이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부모의 주의를 요하는 질환이다.

삼출성 중이염은 항생제와 수술기법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복합적인 요인으로 그 빈도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삼출성 중이염이 연령, 성별, 계절, 생활습관, 영양, 환경 그리고 알레르기 등의 역학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진 반면 비만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선택이 증가하고 신체활동이 감소하여 많은 아이들이 과체중이나 비만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병원을 방문한 2~7세의 어린이 환자 273명(남아 163명, 여아 110명)을 대상으로 비만이 삼출성 중이염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삼출성 중이염군과 삼출성 중이염이 없는 군 간의 체질량 지수, 혈청 중성 지방 그리고 혈청 총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155명의 중이염으로 수술을 받았던 아이들이 중이염의 병력이 없는 어린이 118명에 비해 체질량지수와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 비만과 관련된 수치가 모두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이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체질량지수(BMI)는 21.9으로 16.3를 기록한 중이염이 없는 어린이보다 5.6 높게 나타났으며, 중성지방은 19.4(중이염어린이 109.4, 중이염 없는 어린이 90.0), 콜레스테롤은 35.7(중이염어린이 194.9, 중이염 없는 어린이 159.2)로 크게 차이를 보였다.

또한 중이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 155명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만군이 42%인 65명, 비만이 아닌 군이 58%인 9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비만군의 체질량지수가 21.9, 비만 아닌 어린이가 15.6, 중성지방이 비만어린이 149.8 비만 아닌 어린이는 69.0, 콜레스테롤이 비만어린이 226.0, 비만 아닌 어린이 163.9로 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비만한 아이들이 비만이 아닌 아이들에 비해 모든 항목에서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비만어린이들에게 중이염이 많은 이유는 비만이 지금까지 밝혀진 고혈압, 고지질, 고콜레스테롤, 동맥경화증, 당뇨,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염증 관련 인자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감기나 천식 등 호흡기질환이 걸릴 가능성이 비만이 아닌 이들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또 비만이 중이염을 발생시키는 이유로 이관주위에 존재하는 지방조직에도 변화를 가져와 이관기능을 약화시키거나 염증성 매개물질의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중이염에 걸린 소아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비만, 당뇨,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의 성인병에 잘 걸릴 수 있다.

이유는 삼출성중이염 환아들에서 단맛과 짠맛의 역치가 증가되기 때문인데 삼출성중이염이 걸린 경우 미각신경에 염증성 병변이 발생하면 미각에 문제를 일으켜 맛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고 더 많은 양의 단 음식과 짠 음식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비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