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여의사들 “편견과 싸워 선택한 전공”

입력 2011-05-27 11:22
[쿠키 건강] 국내 비뇨기과 여성 전문의는 총 24명이다. 현재 남성이 중심에 서 있는 비뇨기과에서 이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소아·여성 비뇨기과 질환 등 여성 전문의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대한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 전국 비뇨기과 여성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비뇨기과 여의사들에 대한 환자의 망설임과 편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젊은 남성 환자는 비뇨기과 여의사에게 진료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아 진료 자체를 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뇨기과에서 소아, 여성, 성기능, 종양 등 다양한 분야가 연구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주로 남성의학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성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요실금, 방광염 등의 여성 비뇨기 관련 질환자들도 대부분 산부인과를 찾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뇨기과 여성 전문의들은 인턴을 마치고 비뇨기과를 선택할 때부터 주위의 편견으로 인해 반대(50%), 비뇨기과 남자 전문의들에 비해 불확실한 미래(36.3%), 여의사의 수가 적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27.2%) 때문에 수련기간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아나 여성 환자를 진료할 때 남자 전문의보다 여성 전문의를 더욱 편하게 여겨 쉽게 접근할 수 있다거나, 세심하고 꼼꼼한 업무처리, 여성 특유의 친화력으로 환자, 보호자와의 친밀감 형성이 쉬운 것은 장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앞으로 소아, 여성 등 다양한 환자들이 비뇨기과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널리 알리고,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정문기 회장(양산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도 여성 비뇨기과의 편견을 불식하는 홍보 활동을 전개 할 예정”이라며 “후배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선배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