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지난 7일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지 16일 만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송씨가 최근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 소속 임태훈 선수와의 열애설이 불거진 뒤 인터넷 등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조숙행 교수는 “여성은 우울증 발병위험, 만성화, 그로 인한 자살률이 더욱 높아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실명, 사지마비와 맞먹는 고통
우울증은 여성의 건강한 삶을 앗아가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가 질환에 의한 건강한 삶의 상실기간을 기초로 한 질병부담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은 허혈성 심장질환에 이어 2위로 나타났으며 2030년에는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우울증의 장애 정도는 고혈압, 당뇨, 관절염, 요통 등의 만성질환보다 더 크며 실명 또는 사지마비에 의한 장애와 거의 맞먹을 만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남성의 2배, 자살시도도 더 많아
여성의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약 20%로 남성의 약 10%에 비해 두 배 높다. 우울증 발생 빈도의 성별의 차이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특히 사춘기 이후부터 중년기까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에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여성은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는 사회적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정신건강은 아동과 노인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체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10~15%에 이를 정도로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이다.
만성화·재발 위험 높아
여성은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월경 전, 임신 중, 출산 후, 폐경기 등과 같은 특정한 시기에 생식호르몬이 변화하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 외상경험이 있거나 어렸을 때 부모를 잃었거나, 신체적·성적 학대를 받은 경우에도 우울증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밖에 여성에서만 보이는 부인과적 질환과 수술, 불임, 유산 및 유방암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점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남녀가 거의 비슷하지만, 여성에서는 전형적인 우울 증상과는 다른 지나친 식욕증가, 체중증가, 하루종일 잠만 자고 싶다는 소위 수면과다와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불안과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성 우울증의 특징이다. 여성에서 발생하는 우울증은 남성에 비해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경향이 있다. 우울증은 자살이나 약물오남용의 위험 또한 증가시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여성의 우울증 남성의 2배…실명, 사지마비와 맞먹는 고통
입력 2011-05-25 0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