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형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진료가 끝나고 나가려던 환자가 머뭇거리기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환자는 “이런 것도 의논드려야 되는지 모르겠지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초음파검사를 했는데 쓸개주머니에 돌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을 담당한 병원의 의사가 수술을 해야 할 지도 모르니 쓸개 전문 의사에게 가보라고 해 진료를 받았는데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픈 데가 없고 아무 증상이 없어 혹시나 하고 다른 병원에 갔더니 거기서는 아직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병을 놓고 의사마다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의사는 검사를 하자고 권하고 어떤 의사는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그 이유는 같은 병이라도 환자마다 증상이나 상태가 천차만별인 것처럼 의사들의 경험치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내과 의사들은 약물치료를 선호하지만 외과의사들은 수술을 선호한다. 어떤 의사는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수술하자고 하는가하면 또 어떤 의사는 어차피 수술할 것을 무엇 때문에 그런 고생을 하느냐고 한다.
이럴 땐 제 3의 의사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단골의사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단골의사는 내가 허물없이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는 의사이기도 하다. 사는 동안 내 가족의 건강을 의논할 수 있는 단골의사가 그래서 꼭 필요하다.
[김형규 칼럼] 어느 의사 말을 들어야 하나요?
입력 2011-05-24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