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병원 외과 이건욱 교수
[쿠키 건강] 건국대학교 외과 이건욱 교수는 1988년 국내 첫 간이식을 한 이후 1000례에 가까운 간이식 수술을 하면서 국내 초창기 간암 수술을 이끌고 역사를 만들었다. 그가 간이식 수술을 하면서 ''''''''간암=사망''''''''이라는 공식이 바뀌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그의 모교인 서울대를 떠나 건국대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일부에서 너무 늦은 나이라고 말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23일 그가 새로 둥지를 튼 건국대학교 그의 연구실에서 이건욱 교수를 만났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데 간암 역시 별다른 증상이 없는가.
“간암은 무증상이 증상이다. 만성간염, 간경변이 악화되는 정도의 증상이 있을 뿐이다. 더 피곤해 진다던가, 무기력감, 소화가 잘 안되는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황달, 복수, 오른쪽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복부종괴) 하면 간암 말기이다. 증상이 없는 간암은 정기적인 진단을 통해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간염이 있거나 간경병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6개월에서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고 등으로 간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간염이 간암으로 진행되는가.
“간암 가장 흔한 원인이 간염이다. 전체 간암 중에 B형 간염이 원인인 간암이 75%이다. C형 간염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간암이 15%이고 5~10%가 알코올성 간경변증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다.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코올에 의해 간의 파괴와 재생이 지속될 경우 간암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간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B형간염은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엄마로부터 수직 감염 위험이 있는 영유아는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한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률의 증가로 B형 간염 보균자가 4~5%수준으로 줄었다. 70년대 초만해도 12%가 B형 간염 보균자였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서 감염되기 때문에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피어싱, 문신 등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마약 복용자들이 주사 바늘을 돌려 쓰다 B현 감염이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행위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도 예방법이다. C형 간염 역시 혈액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또 음주, 흡연은 간염 유발인자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간암 치료는.
“간암 치료는 수술 요법과 비수술 요법으로 나뉜다. 수술 요법은 간 부분절제술과 간 이식술이 있고, 비수술적 요법은 알코올주입법, 고주파치료, 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치료, 전신 항암 화학 요법이 있다.”
-간암의 수술적 치료법의 치료 성적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간절제술 5년 전체생존률 60%이다. 무병생존률이 30%이다. 간이식수술은 5년 생존률 75%이며 재발률도 낮다. 하지만 간암 환자가 모두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 간암 환자의 20% 정도가 간암 수술을 할 수 있다. 간암 종괴 수가 작고 간상태가 좋으면 수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간암은 재발이 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간암의 70%는 재발된다. 간암 세포가 혈관 중에서 간문맥(소장에서 간으로 들어가는 정맥)에 침범을 잘한다. 간문맥 혈전이 생기고 혈전이 떨어져 나가 간의 다른 부위에 암을 전이시켜 재발이 잘 된다. 간암이 재발하면 재절제수술.고주파치료, 간동맥 화학색전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또 항바이러스제제나 인터페론 등의 약물을 써서 재발률을 낮추려는 노력을 한다. 특히 재절제술과 관련해서는 간기능만 좋으면 7~8번 재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간 유착이 심하고 간이 일부 잘려져 나가 간기능도 떨어져 있는 상태면 재수술이 힘들다.”
-국내 첫 간이식 수술을 집도 했다.
“1988년 김수태 교수와 국내 첫 간이식을 한 이후 1000례에 가까운 간이식 수술을 했다. 대부분 밤중에 간이식을 한다. 간이식 수술은 뇌사자를 판정하고 기증과정을 거쳐서 대게는 밤중에 한다. 간 제공자가 나타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술했다. 건국대학교는 아직까지 간이식 수술을 하는 례수가 많지 않다. 건국대에서 간센터도 만들고 간이식 수술을 활발하게 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 또 간이식을 위한 인공간을 개발하고 싶다. 간이식에서 제공자는 뇌사자가 대부분인데 동양권에서는 뇌사자 장기 공여가 낮다. 자식이 부모에게 간을 이식해 주는 등 가족에게 간이식을 받는 생체 간이식도 하는데 무의식적인 강압에 의해 이식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간암환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간암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는 암이므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 치유 가능하다.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안된다.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간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인터뷰] “간염이 간암의 가장 큰 원인… 생존율 높아졌다”
입력 2011-05-26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