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건축자재,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효과

입력 2011-05-23 16:25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LH 공동연구, 친환경 자재 사용시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 입증

[쿠키 건강] 건축물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할 경우 일명 새집증후군 중 하나인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나정임·허창훈 교수 연구팀과 LH공사는 친환경 건축자재가 실제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공동 임상연구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아토피 환자가 거주하는 LH 주택을 대상으로, 벽지와 바닥마감재를 옥수수, 소나무, 황토 등 자연소재 원료로 만든 자재로 교채 시공하고, 시공 전과 후 4주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아토피 증상 변화를 측정했다.

이번 임상연구에는 총 24명이 참여했으며, 아토피 피부염 증상과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EASI(Eczema Area Severity Index)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시공 전 아토피 증상이 경미한 환자군(10명, EASI 스코어 3미만)과 경증 이상인 환자군(14명, EASI 스코어 3이상)으로 나눠 결과를 비교했으며, 경증 이상 환자군에서 시공 후 12주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EASI 스코어가 감소를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경증 이상 아토피 피부염 환자군에서 시공전 EASI 스코어 평균 9.9에서 시공 후 12주에 3.48로 개선됐으며, 주관적인 가려움증 또한 경증 이상 환자군에서 평균 2.9점에서 0.9점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친환경 벽지 및 바닥재 시공이 경증 이상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염과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경미한 환자도 EASI 스코어의 호전은 없었지만 가려움증과 같은 증상의 개선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국내에서 소아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특히 최근에 건축자재나 마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새집중후군은 신축 건축물에서 거주하는 동안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것으로, 이는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과도한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친환경소재 벽지와 바닥재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베이크아웃 정화요법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베이크아웃은 신축 건물의 실내온도를 높여 건축자재나 마감재료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발생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다가 자연 환기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나정임 교수는 “건축자재나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농도가 높을수록 아토피 피부염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관찰 보고는 있어 왔으나, 실제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가 낮아짐을 입증한 연구는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를 이용해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