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피겨여왕 따라잡기, 관절 건강엔 ‘적신호’

입력 2011-05-23 12:01
김연아 첫 예능 신고식, ‘키스앤 크라이’… 단단한 빙판, 척추·고관절·무릎·발목 부상 위험 높아

[쿠키 건강] 피겨여왕 김연아가 겨울이 아닌 봄에 나타났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김연아의 키스앤 크라이’는 김연아의 출연만으로도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김연아의 키스앤 크라이’는 10인의 스타와 전문 스케이터가 각각 커플을 이뤄 여러 차례의 대회를 거치고, 그 중 탈락자를 선정해 최후의 한 팀이 8월에 열리는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서게 되는 국내 최초의 빙상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며 피겨를 직접 해보려는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섣불리 피겨여왕을 따라 하다간 각종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단단한 얼음판 위에서 즐기는 피겨는 특히 허리, 무릎, 고관절, 발목 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환상적인 점프, 스핀 뒤에 숨겨진 괴로운 ‘척추’

흔히 인상 깊은 피겨 스케이팅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화려하게 회전하는 공중회전 동작들을 꼽는다. 하지만 이 화려한 동작 뒤에는 감추기 힘든 고통이 따르는데, 특히 척추가 괴로운 부위다. 보통 점프·스핀 시 한 방향으로만 회전을 하는데 이는 척추 근육이 불균형적으로 발달할 수 있어 척추가 휠 우려가 있다. 또한 한쪽 다리를 엉덩이보다 높게 들고 주행하는 우아한 스파이럴 동작의 경우에는 척추 뼈가 반대로 완전히 꺾이게 돼 허리 염좌 또는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높고,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경우에는 반복적인 동작으로 인한 디스크의 수핵 탈출이나, 디스크가 탄성을 잃고 퇴행화 될 우려가 있다. 이는 연습이 잘 돼 있는 선수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부상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이 없는 일반인들이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단한 빙판 위의 엉덩방아, 아찔한 ‘고관절 골절’

피겨 스케이팅의 무대는 단단한 얼음판이다. 따라서 자칫 잘못해 넘어지면 온몸이 성한데 없이 멍드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골절이 발생되기 쉬운데, 그 중에서도 ‘고관절’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위다. 고관절은 엉덩이와 다리를 이어주는 엉덩관절로 지난 2008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를 포기할 만큼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괴롭히기도 했던 부위다. 관절, 척추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고관절 골절의 경우 심하면 영구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 지내야만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만약 고관절 골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치유가 어렵고 수술 후 오랜 재활기간이 필요하며, 심하면 수술 후유증 및 장애가 남기도 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사전에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무릎으로 꽈당~, ‘십자인대 파열’

피겨는 단단한 얼음 위를 얇은 스케이트 날에 의지해서 움직여야 한다. 그러다 보니 스케이트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은 ‘꽈당’하고 넘어지는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특히 무릎을 대고 앞쪽으로 넘어지기 쉬운데, 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타박상으로 여겨 부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넘어지고 난 후,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았음에도 걸을 때 무릎이 불안정하거나 힘이 풀어지는 느낌이 든다면 무릎관절에서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를 연결해주는 십자인대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창우 원장은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면 인대 재건술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상이 느껴지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더 큰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복적인 점프 동작만큼 잦은 ‘발목부상’

2011년 화려하게 컴백 한 피겨여왕 김연아의 시즌 첫 성적은 세계선수권대회 2위였다. 늘 1위만 하던 그녀가 2위를 했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그녀는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프리스케이팅과 갈라쇼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그녀를 괴롭힌 발목 부상은 흔히 점프 동작을 하게 될 경우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점프 후 착지를 하는 과정에서 회전하며 발목이 꺾여 갑작스러운 충격에 손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발목 염좌는 비교적 흔한 부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한 번 손상된 발목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부상 후에는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테이핑 등 응급처치로 더 큰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김 원장은 “운동을 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크고 작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