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건강] 나이가 들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잦은 건망증

입력 2011-05-23 11:45
[쿠키 건강]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기억력이 조금씩 감퇴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가스렌지 불 끄는 걸 잊어버리거나 열쇠를 그대로 꽂아두고 집에 들어가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치매는 중년 이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이지만 막상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이는 드물다. 치매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조기발견이 가능해졌을 뿐만아니라 예방도 가능하다. 채승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으로부터 치매의 조기검진과 예방법에 알아봤다.

잦은 건망증, 치매 의심해야

치매 역시 다른 질환처럼 초기에 경미한 증상을 시작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초기에는 그 증상이 매우 경미하고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없다. 지갑이나 열쇠, 전화번호를 잊어버리는 일, 익숙한 길을 찾지 못하는 일 등은 나이가 들면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이지만 치매로 진행되는 증상 중 하나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릴 때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로 기억력을 비롯해 행동, 인지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정상적인 ‘노화’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간상태 즉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이행단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 이전에는 잘 해내던 일을 갑자기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등이 증상을 보인다. 건망증이나 기억력 이상 증상이 남보다 자주 발생한다면 한번쯤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도 조기검진 가능

최근 들어 치매의 원인이 속속 밝혀지는 것은 물론 치매 조기진단법이 개발돼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치매선별검사(MMSE), 신경인지기능검사(SNSB) 등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한 검사로도 치매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들 검사는 전문검사자와 함께 지능검사를 하듯 진행된다. 나이나 학력, 인지기능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검사 가능하다. 양전자 방사 단층(PET) 사진촬영을 통해 뇌 속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독소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를 찾아낸다거나 혈액검사를 통한 혈액지표를 통해 치매를 더욱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

치매의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이외에도 일상에서의 변화를 빨리 감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울증세를 보이거나 나이가 들면서 특별한 원인없이 갑자기 몸무게가 줄어드는 등의 이상증상이 보이면 이를 잘 관찰해야 한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을 방치하면 치매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 치매 환자의 30~40%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함께 보이며 이 경우에는 활동장애나 지적 장애가 우울증이 없는 치매 환자보다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밖에도 일상적으로 맡아왔던 익숙한 냄새를 구분하지 못할 때 알츠하이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