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목디스크, 어깨통증 조심… 50~60대 협착증, 골다공증 주의
[쿠키 건강] 부부는 닮아간다. 부부는 함께 생활하면서 비슷한 생활 습관을 가지기 때문에 본인들도 모르게 성격뿐 아니라 외모까지 닮아가게 된다. 서로의 좋은 점만 닮아 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안 좋은 점도 쏙 빼닮아 간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상대방의 바르지 못한 식생활 습관을 똑같이 되풀이하면서 각종 병도 감기처럼 전염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나쁜 자세에서 오는 요통이나 목디스크 등 각종 근골격계 질환은 상대방의 나쁜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따라하면서 부부동반 골병이 들기 십상이다.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각 연령대별 부부들에게 발생하기 쉬운 근골격계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이태규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20대 부부의 척추질환 – 요통, 목디스크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20대에 결혼을 하는 커플이 많지 않다. 그러나 젊어서 결혼을 했을 때 혈기왕성한 체력을 믿고 과도하게 성생활을 할 경우 뜻하지 않은 ‘요통’을 겪게 될 수 있다. 만약 새 신랑이 기상 시마다 허리가 뻐근하고 항상 피로한 상태에서 기운이 없다면 지나치게 무리한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목디스크’ 또한 주의해야 한다. 젊은 부부들은 팔베개를 많이 하는데 이는 서로에게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옆으로 누워 마주본 자세는 애틋하지만 이런 자세로 몇 시간 지속하면 머리의 무게로 인해 팔 근육에 무리가 갈 뿐 아니라 한쪽의 어깨뼈가 부자연스럽게 고정되면서 목뼈가 비뚤어질 수 있다. 또한 팔베개를 해주다가 팔의 신경이 장시간 눌려 마비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주로 신혼여행을 간 신랑에게 잘 나타나 ‘신혼여행 마비’라고도 한다. 서로 마주보는 것 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부부의 목 건강에 좋다.
◇30대 부부의 척추질환 – 산후요통, 어깨통증
30대 부부는 육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부인은 출산 후 발생하는 ‘산후요통’과 한차례 전쟁을 벌이고, 이어 수유를 위해 아이를 안고 지내다 ‘만성적인 요통’과 ‘어깨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산후에는 산모의 몸 안에 어혈이 남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관절이 이완된 상태가 된다. 적절한 한약 복용과 운동, 스트레칭으로 산후 관리를 해야 산후 요통도 피하고 원래의 예쁜 몸매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한 욕심으로 지나치게 운동을 할 경우 디스크와 같은 더 심한 척추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 젖을 물릴 때도 자세를 자주 바꿔줘 목과 관절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종종 아이를 끌어안아 올리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남편들이 있는데, 평소 운동으로 허리 건강을 유지해 아들 정도는 가뿐하게 들어 올릴 수 있는 아버지가 돼보자.
◇40대 부부의 척추질환 – 척추전만증, 염좌
40대에 접어들면 부부 모두 튀어나온 뱃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직장 생활과 육아로 인해 운동할 기회가 줄어들고 나이가 들면서 기초대사량이 적어져 40대에서는 뱃살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뱃살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척추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배가 나오게 되면 임신부처럼 배를 앞으로 내민 자세가 되면서 척추의 만곡이 심해지는 ‘척추전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운동 부족으로 인한 지방 증가, 근력 약화로 허리 주변의 ‘만성적인 통증’이나 잦은 ‘염좌’를 일으킬 수 있다. 튀어나온 배로 인해 인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척추에 과도한 하중이 전달돼 디스크의 퇴행을 촉진시키고 디스크 탈출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튼튼한 허리를 만드는데 있어 복근은 필수적이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복근을 유지해 척추질환을 방지하며,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이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
◇50대 부부의 척추질환 – 협착증
50대 부부는 퇴행성 척추질환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는 ‘협착증’이 있다.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나 뼈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며 두꺼워지거나 신경이 있는 방향으로 증식해 결과적으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야 할 공간을 압박하면서 허리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디스크 탈출 질환의 경우 평소 잘못된 자세나 갑작스러운 상해 등으로 발생하지만, 협착증은 노화와 함께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협착은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펼 때 반대로 심해지며, 걸음걸이 도중 통증이 발생해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는 파행적 보행양상을 보인다. 협착증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부끼리 가벼운 산책,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평소 허리의 유연성을 유지해주는 스트레칭을 부부가 함께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60대 부부의 척추질환 – 골다공증
대한골다공증학회의 조사(2003년)에 따르면 60대 여성의 46.9%가 골다공증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은 낮지만 노년기의 운동과 작업 중 부상으로 인한 압박골절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는 골절에 취약한데, 특히 척추 부위에 발생하는 압박골절의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에 의해 발생하는 압박골절은 마치 콜라캔을 위에서 찌그러뜨린 모양으로 척추뼈가 일그러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절대안정을 취하며 회복을 기다리거나 심한 경우 골절 부위에 골시멘트를 채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 압박골절은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발생하기 쉽지만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에는 특별한 외상없이도 압박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뼈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칼슘과 비타민의 섭취를 골고루 하고, 골다공증 예방에 필수적인 비타민 D의 보충을 위해 적당한 햇볕을 쬐어줘야 한다. 부부끼리 느릿한 속도로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게 60대 부부의 건강에는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부부가 함께 알아보는 척추질환 진단법]
1. 상대를 엎드려 눕히고, 양발 뒤꿈치를 모아 올려 뒤꿈치 높이를 재어본다. 골반변위 체크에 효과적이다.
2. 상대를 바닥에 바르게 눕히고, 엄지발가락에 힘을 줘서 복부 쪽으로 당기게 한다. 그리고 엄지발가락을 아래로 눌러본다. 한쪽 엄지발가락에만 힘이 없다면 허리디스크의 가능성이 있다.
3. 의자에 앉히고 상체를 앞으로 숙여 등을 둥그렇게 만들고, 척추 튀어나온 곳을 손으로 만져본다. 유난히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면 디스크가 앞으로 밀려나온 전방전위의 가능성이 높다.
5월21일은 ‘부부의 날’… 연령대별 척추질환 예방법
입력 2011-05-19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