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봄이면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꽃놀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꽃구경을 가지 않으면 꽃가루 알레르기로부터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벚꽃이나 진달래, 개나리 같은 꽃은 공기 중에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등이 더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이 같은 나무의 꽃가루는 아주 미세한 데다 바람에 잘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하기 쉽다. 때문에 꽃구경 갔다가 알레르기가 발생했다면 꽃이 원인이었다기보다 바람에 실려 온 나무의 꽃가루가 원인일 확률이 더 높다.
알레르기 주범은 참나무, 버드나무 등 풍매화
꽃가루 알레르기는 보통 2월 중순부터 시작해 꽃의 개화가 만발한 4~5월 기승을 부린다.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꽃가루는 색깔이 곱고 향기가 고운 꽃이 아니라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 수목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봄꽃인 벚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매화 등은 충매화로 고운 색과 향기로 벌레를 유혹해 수정을 하기 때문에 꽃가를 대량으로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풍매화로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목이 대부분이다. 주로 2~3월 오리나무와 개암나무를 시작으로 4~5월에는 자작나무, 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밤나무, 느릅나무, 아카시아, 삼나무, 버드나무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또한 봄이면 하얀 솜털 같은 꽃가루가 많이 날아다니는데 이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이는 사시나무나 플라타너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꽃가루가 아니라 씨방을 지지하는 조직에 불과하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아주 크기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알레르기비염 있다면 나무그늘 피해야
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간지러움 같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꽃가루가 사라지면 2~3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일 년 내내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봄이나 가을에 심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방법은 알레르겐인 꽃가루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다. 꽃가루 위험지수가 높은 날은 외출을 삼가고 외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나 안경을 이용해 신체 노출을 줄인다. 귀가 후에는 옷을 바로 벗고 샤워를 한다. 눈이나 코가 간지러울 때는 미지근한 물이나 식염수로 세척해주도록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 같은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는다. 방치하는 경우 만성비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매년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했다면 야외나들이 1~2주 전에 예방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항알러지 약물요법이 처방된다.
재채기와 콧물은 물론 코막힘까지 발생하면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나 혈관수축제로 치료한다. 단, 약물요법은 증상과 체질, 빈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므로 약물사용 후 상태를 지켜보고 단계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코막힘으로 생활이 불편하거나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한 후 수술도 고려해 봐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
“꽃가루 알레르기, 예쁜 꽃보다 나무가 더 위험!”
입력 2011-05-13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