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간암 원인, 주목해야 할 만성 C형 간염

입력 2011-05-11 08:43

해마다 증가하는 C형 간염…예방 백신 없지만 정기 검진과 치료로 완치 가능

[쿠키 건강] C형 간염은 A, B, C형 간염 중 아직 덜 알려진 간염이지만 B형 간염과 함께 간경화,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C형 간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B형과 달리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다. C형 간염은 무엇이며,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우리들내과 안수열 원장(사진)을 통해 들어본다.

Q.C형 간염은 A형이나 B형 간염에 비해 아직 생소하다. 위험성이나 질병 특성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병인가?

-C형 간염을 간단하게 얘기하면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어 만성화 되면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간염이다. 위험성이 매우 높은 간염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은 질병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은 발견 된지 오래 되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A형이나 B형으로 진단할 수 없는 간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처음에는 ‘비A비B형 간염’이라고 불렀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비A비B간염의 침팬지 혈액으로부터 지금까지 찾을 수 없던 새로운 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 일부를 발견 하고, 이후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89년으로 이제 20년이 조금 넘었다. 그만큼 역사가 짧아 아직 알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연구로 C형 간염의 진단과 치료제는 이제 뛰어난 수준이다.

Q.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형 간염이 B형 간염보다 더 위험한 간염으로 인식되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C형 간염을 얘기할 때 B형 간염과 비교를 하는 것은 이 두 간염이 모두 간에 치명적인 문제를 유발한다는데 있다. 최근 C형 간염의 위험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어 점차 줄어드는 간염인 반면,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예방이 어려운 질환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화 되는 비율이 70~80%에 이르고 20~25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5~25%가 간경화로, 1~4%는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과를 보여 위험성이 매우 높다. 또한 C형 간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도 향후 C형 간염이 위험간염으로 떠오를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만성 C형 간염 환자들이 초기 치료를 놓치고 심각한 상태에서 발견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바이러스 감염자가 본인도 모르는 채 주변에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Q.C형 간염 예방백신은 왜 개발되지 않는가?

A형,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것은.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빈번하게 모습을 바꾸는 특성 때문이다. 침팬지의 감염실험 결과를 보면 한번 C형 간염에 걸려 치료된 침팬지를 또 같은 바이러스로 감염시켜보니 또다시 급성 간염에 걸린 연구도 있다. 때문에 C형 간염 백신개발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또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표면의 성질이 조금씩 달라 하나의 백신이 모든 바이러스에 공동으로 유효하다고 생각 할 수 없는 점도 있다. 그러나 현재 백신 개발 연구가 계속 되고 있어 향후에는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조기 검진과 치료가 최선이다.

Q. 국내 C형 간염 환자가 많은가?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내 유병률은 평균적으로 전 국민의 약 1%, 약 60만명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C형 간염은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매년 C형 간염 발생자수 표본조사 결과를 보면 2002년 1927명에서 2010년 5630명으로 증가해 8년 동안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표본 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매년 훨씬 더 많은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또 C형 간염이 대부분 증상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고, 스스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어 숨어 있는 환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Q.C형 간염에 걸리면 특히 위험한 군이 있나?

감염연령이 고령자인 경우 특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C형 간염은 45세까지는 천천히 진행되지만 일반적으로 50세를 넘으면 빨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저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높아지므로 감염된 연령이 높으면 만성간염이 빨라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성감염 초기단계에서 진찰을 받아 음주량과 과로방지, 스트레스 대책 등을 취해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행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C형 간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쉽게 전염되기 때문인가? 감염 경로가 무엇인가?

C형 간염은 혈액을 매개체로 하는 비경구적 감염이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거나 같은 식기를 사용하는 등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주사기를 공동 사용하거나 1992년 이전의 수혈, 혈액투석, 또는 성접촉, 모자간 수직감염 등을 통해 전염된다. 국내에서 보고된 감염 위험인자에는 수술, 문신(타투), 투석 등이 있으며, 피어싱과 귀뚫기, 눈썹문신 등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시술도 감염 요인이 될 수 있다.

Q.C형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다고 했는데, 본인이 자각할 수 없는 것인가?

C형 간염을 흔히 ‘침묵의 역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감염돼도 증상이 없다가,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발전된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이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있을 경우, 피로감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그 외 오른쪽 상 복부의 통증, 메스꺼움,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증상을 보고 병원을 찾으면 병을 키울 수 있어,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Q.C형 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C형 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염 경로를 피하는 것뿐이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나 타인에게 감염시킬 위험성이 높다. 평소 면도기, 손톱 깎기 등을 개인별로 사용하고, 귀 뚫기나 피어싱, 문신 등 혈액이 뭍을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Q. C형 간염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

C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일차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라고 판정된 경우에 진단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약 7~8주 정도 경과 돼 간세포가 어느 정도 파괴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들므로 급성간염의 초기에는 검사 대상이 되는 항체가 나타나지 않고, 항체는 있어도 잘 안 나오는 사람도 있어 바이러스 여부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인 HCV-PNA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 현재 C형 간염의 진단은 매우 정확하게 이루어지며 C형 간염의 진행정도와 간기능 등을 모두 확인 할 수 있다.

Q. C형 간염의 치료 기간 및 올바른 치료 가이드라인은 무엇인가?

현재 C형 간염 치료의 표준적 방법은 페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 치료이다.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완치에 도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치료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그 인터페론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기존의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치료를 할 수 있다.

C형 간염은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기준이 다른데, 유전자형이 1형인 경우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48주 동안 사용한다. 유전자 1형 치료에 있어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인자가 매우 중요하다. 이 경우 치료 시작 후 12주 시점까지의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소율을 측정해 치료전 바이러스 양과 비교해 1/100로 감소했거나 아예 음성이 된 경우를 ‘초기 바이러스 반응’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반응이 있을 때 완치 가능성은 70% 이상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반면 초기 바이러스 반응이 없는 경우 완치 가능성을 2%이하로 보고 되고 있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유전자형이 2, 3형인 경우 페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24주 동안 사용한다. 이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 될 수 있다.

Q. 현재 C형 간염은 완치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떤 치료제가 있나?

C 1992년 처음으로 인터페론을 C형 간염 치료에 사용할 때는 인터페론만 단독으로 사용했다. 당시 치료 성적은 10% 내외로 매우 저조했다. 때문에 c형 간염은 치료가 안 되는 병이라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페그 인터페론과 비바비린 병용요법을 사용하면서는 치료 성공률이 70~80%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페그 인터페론은 기존 인터페론에 비해 약효의 지속기간이 길어지도록 만든 것으로 기존 인터페론이 주 3회 주사였던 반면 페그 인터페론은 주 1회 피하주사로 우수한 치료 효과 보임과 동시에 환자들의 순응도가 높아졌다.

현재 페그인터페론은 두 가지 종류가 출시되어 있고 체중에 맞춰 주사할 수 있는 치료제로는 페그인트론이 사용되고 있다. C형 간염 치료제는 주사제의 정확한 용량이 중요한데, 페그인트론은 5개의 용량으로 출시된 체중 맞춤형 치료제로 환자의 체중에 맞게 투여함으로써 치료성공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Q. C형 간염 환자가 주의할 점이나 생활관리법은?

비만인 경우 비만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인 경우 C형 간염이 생기면 혈액 검사에서 나온 이상치를 지방간에 의한 것인지, C형 간염에 의한 이상반응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또 C형 간염에 의한 간세포의 장애가 지방간에 의해 혈류장애로 회복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이다.

따라서 C형 간염이면서 비만인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 단기간에 감량하기 보다 6개월 정도 긴 시간을 들여 체중의 10% 정도를 줄여가는 것이 좋다. 식사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줄이고 단백질의 양은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할 때는 만성간염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간경변으로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아침저녁 30분 정도의 조깅과 워킹은 지속해도 괜찮다.

술은 간이 손상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완치 판정을 받은 경우라도 소량의 음주(맥주 중간 1병, 소주 반병, 위스키 1잔)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금연도 지켜야 한다. 담배가 직접적으로 간에 장해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타르 등의 화학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엔도제린 등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이 방출돼 혈류를 막을 분 아이라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원인도 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