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운동 의욕만 앞세우다 무릎 부상 불러… 스트레칭·보호장비로 예방해야
[쿠키 건강] #운동마니아 김모(32)씨는 하루하루 봄날인 요즘이 반갑다. 유난히 눈도 많고 날도 추웠던 올 겨울이라 밖에서 운동을 즐기기 어려웠기 때문. 날이 풀리기 시작하자마자 친구들과 야구와 축구 등 매 주말마다 스포츠를 즐기느라 신나있다. 야구 동호회에서 포수를 맡고 있는 김씨는 며칠 전 운동을 마치고 무릎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가보다 싶어 파스를 붙이고 말았는데, 무릎이 심상찮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연골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중이다.
5월의 봄날, 사람들은 여기저기 야외 활동을 계획하게 된다. 특히 그간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 프로축구와 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동호회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봄철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골프. 하지만 의욕에 앞서 사전 체크 없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굳어 있던 관절에 무리가 가게 돼 예상치 못한 부상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운동 중 많이 사용되는 무릎 관절은 그 부상 또한 잦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따뜻한 봄날 축구, 야구,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주의해야 할 무릎 부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꼼꼼히 알아보고 대처해 보도록 하자.
◇축구 선수들도 많이 부상당하는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축구는 다양한 기술과 스피드, 약간의 몸싸움까지 필요로 하는 격렬한 운동이다. 그러다 보니 자칫하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크다. 특히 축구를 하다 보면 무릎 쪽에 부상을 당하기 쉬운데,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점프를 했다가 방향을 바꾸면서 착지할 때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이 전방십자인대파열은 실제로 축구선수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부상 중에 하나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속에서 종아리 뼈가 앞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줘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웰튼병원 박성진 부원장은 “전방십자인대는 부상을 당해도 약간의 통증이 있을 뿐, 2~3일 정도 지나면 통증과 붓기가 줄어들어 단순 근육통, 타박상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만약 방치하게 되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져오는 것을 물론, 초기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관절전문의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면 자연적으로 치유가 어려워 수술이 필요하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은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하는데, 무릎 부위 1cm 미만을 절개한 후 얇은 내시경을 넣고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손상된 십자인대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관절내시경 수술은 출혈과 통증이 적어 일상생활로도 복귀도 빠른 편이다.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는 포수, 연골 닳는 연골연화증…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야구는 포수의 첫 번째 사인을 시작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이 포수는 3~4시간을 웃도는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투수의 공을 받아내고 들어오는 타자를 블로킹해야 하는 매우 힘든 역할이다. 통상 투수들이 9회를 던질 경우 120개 이상의 공을 던진다. 그렇다면 포수는 최소한 120번 이상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고 120번 이상 투수에게 공을 돌려줘야 한다. 이 쪼그려 앉을 때 자세는 본인 몸무게 7배 정도의 하중을 무릎 관절에 싣게 되고, 심지어 포수는 10kg 가량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게 된다. 또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연골을 많이 사용해 닳게 되는데,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뼈와 뼈가 맞부딪혀 통증이 생기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를 방치할 경우 결국 관절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일 때에는 2, 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를 동반한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더불어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적당한 운동도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 내시경으로 연골을 재생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평소에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야구의 부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아무리 골프가 좋더라도 스윙 시 ‘뚝’ 소리 난다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 의심
골프 마니아들은 봄이 반갑다. 그러나 따뜻해진 날씨에 긴장까지 풀어버리면 겨울 동안 경직된 뼈와 관절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세계적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김미현 등도 반월상 연골판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골프선수에겐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바로 스윙 동작을 할 때 적절히 자세를 조절하지 않으면 무릎이 돌아가면서 연골판이 무릎 뼈 사이에 낀 채 비틀려 찢어질 수 있다.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는 C자 모양의 연골판이 하나씩 있는데 이것이 바로 반월상 연골판이다. 반월상 연골은 무릎관절 내에서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마찰을 최소화 해 무릎 관절염을 예방하며 관절을 안정되게 자리 잡을 수 있게 한다. 이 반월상 연골판은 노화가 됨에 따라 약해지기도 하지만 골프같이 무릎 회전이 많은 운동을 할 경우 부상위험이 높다. 손상된 반월상 연골이 원래 자리를 벗어나 무릎 속에 끼어 들어가면 무릎을 펴거나 구부리기가 어려우며, 통증과 소리가 나고 결국에는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연골판이 파열되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봉합을 하거나 부분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가벼운 외상을 그냥 방치할 경우 관절에 지속적인 무리를 줘 결국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겼을 시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 보호장비 착용으로 부상 예방
건강하게 운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해서 무릎의 근육을 항상 튼튼하게 유지시켜 줘야 한다. 또한 어떤 종목의 운동을 하든지 간에 시작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줘 몸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에 박성진 부원장은 “특히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 정도 높다”며 “때문에 운동 전, 더욱 철저히 준비를 하도록 하고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운동을 끝냈다면 보호장비를 활용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릎이나 발목 등이 약하다면 발목,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면 예상치 못한 부상 정도를 줄이거나 피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운동은 집중력을 저하시켜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1시간 운동 후 10분간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따뜻한 봄날, 축구·야구·골프 안전하게 즐기기
입력 2011-05-09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