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TV] 10년 묵은 논쟁…이달 말 대책 발표

입력 2011-05-06 17:36
[쿠키 건강] 밤 늦게 갑자기 배가 아프다든지 열이 나서 급하게 약을 사야 하는데 약국은 문을 닫아 난감하셨던 경험, 있을 겁니다. 이로 인해 가정 상비약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는데요.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관계 단체들이 실익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네요. 김태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정부가 가정 상비약을 약국이 아닌 곳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이달 안에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소화제와 감기약 같은 일부 가정 상비약을 휴일과 야간에 한해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인데요.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허용은 그 동안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요구되어 온 사안입니다.

인터뷰) 김태현 국장 / 정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미 외국의 경우에도 가정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가 허용되고 있고, 부작용 사례도 거의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이미 대안으로 심야응급약국을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경실련 조사 결과 전국의 약국 2만 천여 곳 중 심야응급약국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0.3%인 쉰여섯 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14%에 해당하는 여덟 곳은 영업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렇게 편리성을 중시하는 시민단체와는 반대로 대한약사회를 중심으로 한 단체들은 약의 안전성이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반대해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자 홍보이사 / 대한약사회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탈이 나면 전적으로 약사의 책임이지만 그 외의 장소에서 구입한 약이 탈이 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가 의문입니다.”

또 약사회는 약국 한 곳 당 수용 가능 인구가 23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약국 접근성은 최고 수준인데 왜 약국 이외의 곳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온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안전하게 유통돼야 하느냐와 편리하게 구입해야 하느냐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시민단체와 관련업계,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쿠키뉴스 김태일입니다. detai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