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비수술 치료 후 발에 날개라도 단 듯 한 걸음 한 걸음이 가벼워졌다며 환하게 웃는 50대 장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씨는 조금만 걸어도 허리와 다리가 아파 걷다 주저앉았다를 반복해야 했다.
어느 날 부턴가 허리가 아파 바로 펴는 것이 힘들고 엉치부터 다리와 발까지 저리고 시리기 시작했다. 다리는 무겁기만 하고, 밤에는 종아리가 아파 잠에서 깨기 일쑤였다. 장씨의 증상을 보고 주변에서는 디스크인 것 같다고 했지만 검진 결과 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이었다.
허리디스크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척추관협착증에 대해서는 생소한 사람이 많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비슷하긴 하지만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구별하여 그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한다. 척추관이란 대뇌에서 나와 척추를 따라 지나가면서 우리 몸의 사지말단까지 가는 척추 신경이 들어 있는 관으로 파이프식으로 생겼다. 이러한 척추관 안에 이상 물질이 돋아 나거나 점막이 부어서 구멍을 좁게 만들어 신경을 압박하는 현상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우리가 감기에 심하게 걸렸을 때 코가 막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생각하면 쉽다. 평소에는 손가락도 들어갈 만큼 큰 콧구멍이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점막이 부으면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코가 막히게 된다. 이처럼 척추관도 점막이 부어서 구멍이 좁아지면 신경을 압박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잠도 못 자게 만드는 척추관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선천성 또는 후천성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 추간공이 좁아져서 요통이나 다리 저림, 통증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한 퇴행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고 보통 5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뼈와 주변 인대 및 근육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 부위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두꺼워진 인대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여 엉덩이부터 발까지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흔히 ‘엉치가 아래로 쏟아지는 것 같다’거나 ‘조금만 걸어도 주저 앉고 싶다’, ‘다리가 고무 같다’, ‘종아리가 쑤셔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등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괴로운 질환이 바로 이 척추관협착증이다.
이런 통증은 일반적으로 운동이나 노동에 의해 더 악화된다. 유모차를 밀 때나 카트를 밀 때처럼 허리를 조금만 앞으로 굽혀주면 통증이 덜하게 되는데 이유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신경을 압박하고 있던 척추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걸어 다닐 때도 허리를 굽히고 걸어야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이 먹어서 그러겠거니 하다가는 영영 허리를 못 펴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기 전에 자각증상을 느껴 빨리 치료를 받는다면 꼿꼿하고 건강한 허리로 생활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증상과 구분해야 될 척추관협착증= 주로 허리부위에서 많이 발병해 허리통증과 함께 엉치부위나 발과 다리가 저린 증상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간혹 디스크로 오인되지만 디스크와 비교하면 구별이 가능하다.
디스크의 경우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반면 협착증의 경우에는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는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디스크는 누워 있으면 통증이 줄어들고 활동을 하면 아픈 특징이 있다. 반면 협착증은 누워 있다 일어나기는 힘들지만 일단 움직이면 허리가 조금씩 부드러워짐을 느낄 수 있다.
발병 연령도 디스크보다는 협착증이 더 높은 편이다. 증상을 통해 디스크인지 협착증인지 헷갈린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빨리 찾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협착증의 경우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에 차이가 있는데 골극(뼈)이 자라나는 협착증인 경우에는 뼈를 잘라내는 수술을 해야한다.
하지만 주로 많이 발생하는 점막이 부은 협착증의 경우에는 염증을 억제하고, 퇴행화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을 복용하고 좁아진 척추 간격을 넓혀주는 추나요법과 물리치료 등으로 수술없이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척추관협착증의 비수술 치료법= 척추관협착증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척추관협착증의 근본적인 원인 치료를 위해서는 퇴행화된 뼈를 튼튼하게 해 주는 추나약물치료가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 추나약물의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가 염증제거, 두 번째가 인대강화, 세 번째가 뼈 재생 효과다.
먼저 추나약물은 부어 있는 점막과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시키는 염증제거효과가 있어 급성기의 통증을 감소시켜 추나수기요법을 시행하기에 용이하게 해준다.
척추관협착증은 뼈가 퇴행되면서 골극이 자라나게 되는데, 추나약물은 뼈를 튼튼하게 하여 더 이상 골극이 자라나지 않게 해 준다. 또한 뼈의 파괴를 억제하고 뼈의 형성을 촉진해서 척추의 골격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골극이 너무 심하게 자라서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추나약물을 복용하면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염증을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 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위해서는 요추를 부드럽게 펴주는 추나수기치료가 필요하다. 추나수기치료로 척추내강을 넓혀주면 신경 압박 상태가 호전되어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추나수기치료를 할 때는 너무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정도가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바깥 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게 되기 때문에 우울해 지기 쉽고 환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 아버지가 지금 척추관협착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진 않은지 한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박종훈 원장
잠도 못 자게 만드는 척추관협착증
입력 2011-05-06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