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땀 굴욕’의 계절 다시 왔다

입력 2011-05-05 08:52
무한도전 ‘싸이 겨땀’ 더위에, 긴장감에 주르르

[쿠키 건강 ]가수 싸이가 겨땀(겨드랑이 땀)으로 굴욕을 당했다. 흠뻑 젖은 겨드랑이를 감추느라 전전 긍긍하다가 결국 굴욕 상황 연출. 조명으로 인한 더위와 긴장된 상황에서 발생한 ‘겨땀’ 상태는 이내 화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시험을 보거나, 소개팅에 나갔을 때, 따뜻한 날씨에 조금 두꺼운 옷을 입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걱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다한증이 있는 경우에는 땀으로 인한 곤혹스러움이 더욱 흔하고, 심각하다. 그러나 땀을 관리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나와있어 미리 예방하면 겨땀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방법을 알아본다.

◇겨땀, 왜 나는 것일까?

땀은 누구나 흘린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열이 날 때 땀을 배출 해 열을 내 보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땀이 나는 부위도 다양하다. 땀은 땀샘에서 분비되는데 땀샘은 피부에 약 200~500만개가 분포되어 있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이마 등에 많이 분포한다.

흔히 땀을 많이 흘릴 때 겨드랑이가 젖거나 이마에 맺히고 손에 땀이 차오르는 것이 이 때문이다. 하루 평균 500cc 맥주잔 두잔 분량인 850ml-900ml의 땀을 흘리는 것이 보통이다.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할 때는 하루 10L를 흘리기도 한다. 이 보다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다한증으로 볼 수 있다.

다한증은 평균적인 양을 넘어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책상 위로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얼굴에서 땀이 많이나 일을 제대로 못한다거나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서 흰옷이나 실크 같은 소재의 옷을 입지 못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평소 땀 안 나는 체질? 긴장하면 누구라도 줄줄…

날씨가 덥지 않아도 땀이 날 수 있다. 이는 땀이 나는 조건 중 하나가 ‘긴장’ 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긴장하는 경우 땀이 과하게 날 수 있다. 이 때는 체온이 올라갔을 때 전신에서 땀이 나는 것과 달리 정신적인 요인에 의한 땀으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 집중된다.

손, 발바닥이나 겨드랑이, 이마 등에 있는 땀샘은 열자극 외에도 통증, 공포, 분노 등의 감정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싸이가 ‘긴장’이 되서 땀이 난다고 한 말이 근거가 있는 셈이다.

주로 중요한 시험을 치르거나 면접을 볼 때, 중요한 운동 시합 전 등 ‘긴장성 땀’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땀이 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뇌피질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옷으로 감추고, 파우더 바르고?

결국 싸이는 옷을 갈아 입었다. 다한증이 있거나 긴장으로 인해 땀이 과도하게 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수시로 옷을 갈아입거나 땀이 눈에 덜 띄는 옷차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달라붙거나 옅은 색깔 옷은 겨드랑이 부위에 땀이 날 때 눈에 잘 띄어 바로 ‘겨땀 굴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다.

또 옅은 색의 옷은 누렇게 변할 수도 있는 부담이 있다. 땀은 무색이지만, 세균이나 곰팡이 오염되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노란색이 되기도 한다. 하얀색 옷이 누렇게 얼룩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땀을 감추려는 노력으로 파우더를 듬뿍 바르거나 데오도란트 등을 뿌리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땀을 억제 하는 것이 아닌 일시적으로 끈적거리는 느낌을 없애주거나 땀으로 인한 냄새를 막아주는 효과에 집중되어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땀으로 인한 액취증도 문제이다. 땀은 그 자체로는 냄새가 없지만 피부에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생성하기 때문에 냄새가 나게 된다.

◇근본적인 해결책 필요

다한증은 정신적인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한 땀 분비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불편도 매우 크다.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종이를 만지기 어려워 필기나 책 읽기, 시험 등을 방해해 학업저해 요소로 작용한다. 또 악수를 할 때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까 피하거나, 물건을 쥘 때 미끄러지기도 하고, 전기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경우 감전의 위험도 있다. 냄새가 나거나, 발바닥 땀으로 인해 구두가 쉽게 망가지거나 무좀이 생기기 쉽고, 미생물 번식으로 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불편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땀을 해결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땀의 억제’ 이다.

◇땀 해결 1-2-3 단계별 접근 중요

다한증은 주관적인 인지에 의해 판단, 치료법을 찾기 때문에 심한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가 시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땀 관리 및 치료를 위해 바르는 땀 치료제를 1차 치료로 권장하고 있다. 다한증이나 잦은 긴장성땀을 해결을 위해서는 단계별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차 치료법은 드리클로 등의 바르는 땀 치료제이다. 염화 알루미늄을 포함한 이러한 바르는 땀 치료제는 겨드랑이, 손, 발 부위에 바르면 피부 표피층의 땀을 억제시켜 과도한 땀 분비를 막아준다. 땀 냄새 제거제인 데오드란트와 달리 치료제로서 근본적인 땀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흔히 알려진 땀 치료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의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사용 방법을 잘 지켜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드리클로는 일반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바르는 치료제로 땀 분비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다음 단계로는 주사요법과 전기치료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시술 후 3일~7일 지나면 땀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개인차가 있으나 약 6개월 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반복 치료를 받아야 하고 주사 시 통증이 수반되는 것이 단점이다.

3단계는 수술적 요법이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다한증은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을 통해 땀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이는 효과가 반영구적이지만 수술 후 땀이 몸의 다른 부위에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혈관손상이나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높기 때문에 단계별 땀 치료 후 개선이 되지 않을 때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땀 때문에 곤란하다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땀을 방치하는 경우 일상생활 및 자신감 위축 등 정신적 문제까지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땀 치료는 단계별로 이루어지는데 대부분의 환자는 바르는 땀 억제제 같은 1차 치료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므로 수술적 치료방법은 이러한 1차 치료가 실패한 경우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