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도 힘든 무릎, 구부러진 허리… 무릎 퇴행성관절염, 척추관협착증 점검해야
[쿠키 건강] 5월은 가정의 달, 특히 어버이날을 맞아 그동안 소홀했던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하는 달이다. 어버이날 선물로 ‘현금’을 꼽는 이들이 많지만, 이는 정성 부분에서는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에 최근에는 건강검진, 해외여행 등 다양한 선물 리스트가 꼽히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건강검진’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바로 건강이다. 이와 함께 최근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부모님들의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부모님의 불편한 거동, 구부정한 자세와 내뱉는 탄식들을 잘 관찰해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드리는 건 어떨까?
아픈 무릎, 힘든 거동… 양반다리와 쪼그려 앉기 등 좌식생활에 익숙한 부모님들의 고통
부모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보행이다. 보행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돼 걷기조차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체중을 많이 받고 사용량이 많은 무릎, 손목, 발목, 엉덩이와 척추 부위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그 중 1위는 단연 무릎.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무릎 관절염 환자 증가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좌식생활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양반다리를 많이 하거나 다리를 완전히 접어 앉는 자세로 오랜 기간 지내왔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가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노화로 인해 관절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바닥에서 일어나는 습관과 양반다리로 앉아 식사를 하는 습관 등은 무릎 통증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오랜 가사 활동으로 무릎 약해진 우리네 어머니, 무릎 더 아파해
특히 우리 어머니들은 오랜 가사 활동으로 인해 무릎에 많은 무리가 간다. 걸레질과 손빨래, 이부자리 사용 등 때문이다. 쪼그려 앉을 때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5배에 달한다. 서 있을 때가 1,2배 정도니 약 4배 이상의 압력이 무릎에 가해진다고 보면 연골이 심한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이외에 선천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리의 근육량이 적고 관절의 크기도 작다. 해부학적으로도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각도가 더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불균형하게 힘을 받다 보면 무릎 관절염이 더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대표원장은 “쪼그려 앉는 습관은 무릎 관절을 악화 시키는 큰 원인”이라며 “이미 관절염이 진행돼 생활에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라면 치료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 가능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통증 완화 혹은 약간의 기능 회복에 그칠 뿐이다. 관절염이 악화된 상태라면, 관절내시경 등의 치료와 퇴행성관절염 말기의 경우 인공관절수술이 효과적이다.
◇생활 불편할 정도라면 관절내시경, 심하면 인공관절수술로 새 삶 찾아 드려야
이미 관절염이 진행돼 생활하기가 불편할 정도라면 치료가 시급하다. 관절염이 악화돼 생활이 불편한 정도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손상이 심하거나 관절 변형이 진행돼 O자 다리 변형이 이루어진 말기의 경우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인공관절물은 반영구적이라 사용수명이 정해져 있는데, 최근에는 평균 15~2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한 만큼 65세 이상의 연령에게 적합하다. 또한 최근에는 관절 주변을 감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를 절개하지 않고 보존해 통증과 출혈을 크게 줄여주는 최소절개법이 많이 사용된다. 이 수술법은 기존 20cm 이상 절개했던 부위를 8~10cm정도로 최소화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 근육과 인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 출혈이 적고 수술 후 4시간 후면 보행연습이 가능할 만큼 회복이 빠르다. 송상호 원장은 “무릎에 통증이 발생하는 시점에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미 관절 손상이 커 거동이 불편할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을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부러진 부모님 허리… 자연스러운 현상 아니야
부모님의 구부러진 허리는 자녀들의 마음을 가장 짠하게 하는 모습이다. 나이가 들면 으레 허리가 굽는다고 생각해 부모님들의 굽은 허리를 방치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굽은 허리는 바로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증상이기 때문이다. 보통 굽은 허리는 60대 이상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좁아진 척추관 속의 신경이 압박돼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등의 증상으로 인해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평소 잘 걷던 부모님이 언제부턴가 조금만 걸어도 다리를 저려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잦아졌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온찜질과 초음파 치료 등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미세현미경을 통해 협착된 부위를 제거하고 신경구멍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나이 들면 당연히 무릎 아프고 허리 굽는다?
입력 2011-05-03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