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준비로 기형아, 고위험 임신 등의 발생 줄일 수도 있어
[쿠키 건강] 계절의 여왕 봄이다. 더없이 좋은 이 계절을 놓칠세라 선남선녀의 결혼식으로 주말이 풍성하다. 5월 21일 부부의 날 의미처럼 결혼식은 둘(2)이 하나(1)가 되며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시작점이자 행복한 가정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자식에서 부모로 역할이 바뀌며 예비 부모로서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인한 기형아, 고위험 임신 등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임신 준비를 위한 검사가 필수다.
을지병원 산부인과 서용수 교수(사진)는 “임신 전 적절한 상담과 처치로 임신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당수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며 “결혼을 앞둔 여성이라면 임신에 항상 대비해야 하며 임신 전에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앞두고 을지병원 임신준비클리닉을 방문하는 여성이 꾸준히 늘고 있다. 내원객은 신혼부부가 20% 결혼 직전의 여성이 80%를 차지한다. 과거 충치예방 등의 간단한 치과치료나 풍진 예방주사 등 소극적인 임신준비에 임했던 여성들이 최근 건강검진이나 상담 등 적극적인 임신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임신을 하기 전에 먼저 건강한 산모가 될 수 있는지, 건강한 태아를 낳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임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임신준비에 대한 가임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임신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 50% 넘어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 50%를 넘는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의 1999년 CDC(The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임신의 약 절반 정도가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라고 한다.
미국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신반응소변검사를 통해 음성반응이 나온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도 역시 대상자의 대부분은 임신을 원하지 않았으며 90% 정도가 임신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한 가지 이상씩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 반을 넘는 상황에서 임신준비과정은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태아의 기관 형성시기 문제다. 태아의 기관 형성은 수정 17일 전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본인이 임신상태인지를 가장 많이 알게 되는 생리예정일 1~2주 후(임신 5~6주)에는 이미 척수가 완성돼 있으며 심박동이 있는 시기다.
즉 본인이 임신인지를 알았을 때는 이미 중요한 기관이 어느 정도 완성된 시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태아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태아에게 위해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고 예방하는 임신준비과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임신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 있는 가임여성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가임여성 중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자신의 의학적인 문제, 복용하고 있는 약제의 태아에 대한 영향, 직업상 노출되고 있는 유해물질의 종류와 태아에 대한 영향, 그 외의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습관들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임신여부를 확인한 후 산부인과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는 임신으로 산모 본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거나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학적 문제나 태아의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임여성은 임신에 앞서 자신의 건강상태와 정신적, 행동적, 의학적 위험요소에 대해 점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임신 후 태아가 태어나기까지 출생 전 관리를 받기에 앞서, 전 단계인 임신 전 상태부터 관리를 시작함으로써 태아 발생에 보다 좋은 환경,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임신준비의 목적인 것이다.
◇임신 전 살펴보아야 할 질환별 항목
임신을 준비하는 가임여성은 먼저 자궁이나 난소에 기형이 있는지, 종양이 있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은 태아의 유산, 사산, 조산과 관련이 깊으며 임신기간 중에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은 산모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풍진, AIDS, 매독 등의 감염성 질환도 태아에게 감염이 전이되거나 기형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간이나 신장 기능 장애는 조산, 태아 사망과 관련이 있으며,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태아의 여러 가지 선천성 기형, 거대아, 임신중독증, 태반 조기박리, 조산을, 방광염이나 요도염 등은 조기진통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질환 외에도 가임여성의 식습관, 직업상 유해물질 노출여부, 흡연이나 과음 등의 좋지 않은 습관 유무, 약물 투여 기록, 가족력 등을 살펴보아야 하며 정신질환이나 가정폭력 여부 등도 검토 대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임신 준비는 건강한 태아와 산모를 위한 필수과정
입력 2011-05-02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