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전자변이 가진 사람 오래살아

입력 2011-05-02 08:31
췌신경내분비 세포종양 유전학적 기반 해명

[쿠키 건강] 췌장암의 일종인 췌신경내분비세포종양에 관한 유전자변이를 가진 사람은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생존기간이 2배 길다고 존스홉킨스대학 킴멜암센터 니콜라스 파파도폴로스(Nickolas Papadopoulos) 교수가 Science에 발표했다.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이번 연구 지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종류의 암을 가진 환자는 다른 유전코드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종양 악성도와 특정 치료에 대한 감수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을 장기와 세포 종류만 가지고 분류하기 보다는 유전자 형태로 판단하는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췌내분비세포암은 췌장암 전체의 5%로 드문편이다. 일부에서는 혈당치 변동과 체중증가 등 신체에 뚜렷한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생산하지만 이 호르몬의 시그널을 내보내지 않는 종양도 있다. 이런 경우 무증후성 상태로 췌장 내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췌장암과 구별이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가족성 췌신경내분비세포암 남녀에서 얻은 종양 표본 68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MEN-1,DAXX,ATRX 등 3개 유전자에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진단 후 생존기간이 10년 이상인데 반해 이들 유전자에 변이가 없는 환자의 60% 이상은 진단 후 5년내에 사망했다.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다른 6종류의 췌장암 관련 유전자 매핑을 하고 자동 매핑도구를 이용해 종양의 발생, 증식, 확산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유전자 맵을 만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선 췌신경내분비세포암 68개 표본 가운데 10개에 대해 거의 모든 단백질을 코드하는 유전자의 배열을 분석하고 이러한 배열을 각 환자의 정상적인 DNA배열과 비교해 종양특이적 변이를 발견했다. 이어 나머지 58개 표본을 분석하고 역시 이들 변이의 빈도를 발견했다.

가장 변이 빈도가 높았던 유전자는 MEN-1이고 68개 표본가운데 44% 이상을 차지했다. MEN-1은 DNA의 이중나선구조와 접힙(폴딩)의 길이를 조절하는 유전자로 지금까지 여러 암과 관련한다고 알려져 있다.

DNA의 접힙 구조는 유전자가 활성되어야 할 때 열리는데, 이러한 과정은 유전자 밖에서 작용하는 단백질과 화학물질에 의해 조절된다.

MEN-1 이외에 변이 빈도가 높은 것은 DAXX와 ATRX였다. 이들 유전자 역시 DNA 접힘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DAXX의 변이는 분석표본 가운데 25%를. ATRX의 변이는 17.6%를 차지했다. 이들 2개 유전자가 생산하는 단백질은 DNA 특정 부위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유전암호의 해독방법을 바꾼다.

이 대학 종양내과 케네스 킨즐러(Kenneth W. Kinzler) 교수는 “암을 효율적으로 검출해 파괴하려면 후성유전적 영향과 유전적 과정 양쪽을 고려한 새로운 진단, 치료법을 개발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분석표본의 14%에서 포유류 라파마이신표적단백질(mTOR)경로의 단백질을 코드하는 유전자에서도 변이가 발견됐다. 파파도폴로스 교수는 “mTOR 경로에 이러한 변이를 가진 종양은 mTOR 억제제의 치료 대상”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