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오는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행복한 일터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필요조건이 바로 안전한 일터다. 굳이 산업재해라는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모든 일터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생산·제조업 종사자들은 수지절단이나 수부손상, 교사·판매직은 하지정맥류, 사무직이라면 거북목 증후군과 같은 VDT 질환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생산, 제조, 농업, 일용 근로자 등 - 수지절단 응급조치법 미리 알아야
물건을 만들어내는 생산직, 제조업체 종사자들은 업무 특성상 직접 기계 조작을 하거나 섬세하고 빠른 손놀림 작업이 많다. 농기계를 다루는 농업종사자, 공사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기계사용이 잦은 만큼 손가락이 절단되는 수지절단, 손이나 손목에 부상을 입는 수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마땅한 예방책은 없지만 올바른 응급조치만 한다면 재빨리 복원될 수 있다.
먼저 수지절단이 나타나게 되면 과다 출혈이 되지 않도록 출혈 부위를 압박붕대로 지혈하되, 과하게 압박하지 않도록 하며 절단 부위는 심장보다 높이 올린다. 이때 지혈제나 지혈대는 조직, 신경, 혈관을 파괴해 오히려 재접합수술을 방해하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다. 이후 절단된 부위를 빠른 시간 안에 냉장상태로 보관한다. 절단된 부위가 직접 얼음물에 닿아 동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만약 절단 부위의 오염이 심하다면 생리식염수로 씻어낸 후 깨끗한 천이나 가제로 감싸고, 이를 다시 깨끗한 큰 타월로 두른 다음 비닐봉지에 밀봉한다. 이때 비닐봉지는 얼음과 물을 1:1의 비율로 섞은 용기에 담아 약 4도 정도의 냉장 온도를 유지시킨 다음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가져간다. 만약 밀봉이 잘못돼 얼음물에 절단부위가 노출되면 조직이 흐물흐물해져 재접합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이후 일반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다시 빠른 시간 안에 접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다. 종합병원이라고 해서 모두 다 수지접합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지접합 시술이 가능한 병원인지 확인해야 한다.
◇판매원, 교사, 서비스직 - 스트레칭, 적정 체중, 잠들 때 심장 보다 다리 높게
오랜 시간 서서 일해야 하는 교사와 승무원, 판매직 종사자들은 하지정맥류에 주의한다. 하지정맥류란 다리에 검푸른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오랜 시간 서있는 이들에게 혈관의 피가 심장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되면서 혈관이 피부 표면으로 튀어 나오는 것을 말한다.
하지정맥류는 튀어나온 혈관이 미관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리가 당기거나, 자주 붓고, 통증을 일으키게 한다. 방치하게 되면 발목 부분에 습진이 생기거나 피부가 썩는 궤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간단한 다리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먼저 근육이 이완과 수축작용을 할 수 있도록 발끝으로 서서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앉아서 발목을 굽혔다가 펴 주는 동작을 해준다. 하루 5~10분씩 3~4차례 정도만 해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잠을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면 혈액이 다리에 정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체지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맥류가 많이 발병하게 되고, 체중의 증대와 함께 정맥류가 증가한다.
하지만 이미 하지정맥류가 생겼다면 계속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제 주사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굵은 정맥류라면 혈액의 역류를 일으키는 뿌리혈관을 찾아 레이저 광선으로 태워버리는 레이저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은행, 공무원, 사무직 - 모니터 눈높이 맞게, 컴퓨터 자판과 팔걸이 높이 같게
컴퓨터를 많이 쓰는 근로자들은 흔히 컴퓨터병으로 불리는 `VDT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거북목증후군’, ‘근막통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거북목 증후군’은 컴퓨터 사용 시 머리를 앞으로 내려다보는 자세가 계속돼 ‘C’자 형태이던 사람의 목뼈가 일(一)자 형태로 변형, 거북이처럼 머리가 앞으로 나오는 것이다. 주로 어깨가 뻣뻣하고 허리와 등에 통증이 생기며 방치하게 되면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근막통증후군’ 은 과도한 컴퓨터 사용으로 어깨와 목 근육들이 굳어져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 목 결림으로 시작해 손에 힘을 줄 수 없는 증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잘못된 자세로 키보드 작업을 오래하면 손목 신경이 압박을 받아 나타난다. 손가락이 저리게 되며 심할 경우 영구적인 팔목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사무직 종사자들이 VDT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컴퓨터 사용 시 바른 자세가 필수다. 먼저 의자에 앉을 때는 최대한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허리를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한다. 앉아있는 무릎 각도는 90도 정도로 하고 발바닥은 바닥면에 닿게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전용 거치대나, 받침이 될 만한 것을 괴어 눈높이에 맞춰 올리되, 모니터와의 거리는 30~70cm 정도 둔다. 자판은 책상 아래 서랍식으로 위치시키는 것이 어깨에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자판을 칠 때 손목에 각이 생기지 않도록 컴퓨터 자판과 팔걸이 높이를 똑같이 맞춘다. 30분 또는 한 시간마다 알람이 울리게 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생활화한다. 이때 목과 어깨, 손목 등을 가볍게 돌려주거나 주물러준다. 또 귀를 어깨 쪽으로 향하게 한 후 10초가량 가만히 있거나 손으로 머리를 아래로 가볍게 당기는 동작들을 두 번씩 번갈아 가면서 한다.
하지만 이미 VDT 증후군이 생겼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 비수술 요법인 체외충격파 시술로 해결할 수 있다. 고에너지 충격파를 통증이 있는 부위에 쏴줘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킴으로써 통증을 줄여주는 원리다. 시술이 안전하며,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 : 성애병원 정형외과 문찬삼 과장, 성애병원 수부재건센터 노시영 과장, 성애병원 외과 고진철 과장
5월1일은 근로자의 날… 직업별 주의해야 할 질환
입력 2011-04-28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