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타인 조혈모세포 이식해 생존율↑”

입력 2011-04-28 10:15
[쿠키 건강]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가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조병식 교수팀(혈액내과)은 26일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치료법 중 하나인 ‘비혈연간(타인간) 조혈모세포 이식’에서 5년 장기생존율을 혈연 수준과 비슷하게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재생불량성빈혈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 안의 조혈모세포가 부족해 혈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경우 부모나 형제 등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과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할 때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면 이식 후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등이 발생해 장기생존율이 40~60%로 떨어져 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 장기생존율(80~90%)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교수팀이 2001년 4월부터 2009년 4월까지 1차 면역치료에 실패한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새롭게 용량을 조절한 ‘전처치기법’을 시행한 뒤, 비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한 결과 5년 생존율이 88%로 크게 높아졌다.

‘전처치기법’은 방사선과 항암제 등을 사용해 다른 사람의 세포가 이식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종욱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거부반응 없이 생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사선의 조사량(800 cGy)과 항암제의 투여량(120mg/kg)을 외국에 앞서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조혈모세포이식학회 공식학술지인 ‘미국 골수이식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