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50대 이후가 되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폐경기 이후 여성들을 비롯해 노년층까지 별다른 의심 없이 칼슘제를 섭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이들이라면 과도한 칼슘제 복용이 심장에 해로울 수 있다. 성애병원 심장센터 박상민 과장은 “칼슘제에 포함된 성분들이 혈압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혈관과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칼슘제 복용법에 대해 박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혈관 딱딱해지고 노폐물 쌓여
뉴질랜드 연구진이 지난해 7월 영국의학저널(BMJ)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칼슘제를 통한 칼슘보충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높일 수 있다. 심장전문의들 또한 칼슘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액 흐름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칼슘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혈관 벽에 칼슘이 쌓여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던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가 촉진된다. 또 칼슘을 과잉 섭취하면 칼슘이 혈관 벽에 쌓여 혈전을 만든다. 이렇게 심장 주변 혈관이 석회화 되고 혈전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과 산소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혈압, 당뇨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 흡연 등 심장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족 중에 심장병을 앓았다면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심장과 심장 주변의 혈관이 약할 수 있다. 아버지가 55세 이전에 어머니가 65세 이전에 심장병을 앓았다면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도 이미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상태로 칼슘제 복용 시 심장주변 혈관에 더욱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흡연자는 니코틴으로 인해 혈관의 수축작용이 잦으므로 과도한 칼슘제 복용은 심장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음식과 운동으로 대체할 수 있어
심장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제된 칼슘제가 아닌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효과적이다. 박 과장은 “칼슘을 천연의 방법으로 섭취하면 인(P)과 비타민D가 적절히 조합돼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과잉 섭취될 경우 남은 칼슘 성분은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칼슘이 풍부한 미역, 다시마, 김, 파래, 함초 등을 주 2회 이상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미역은 칼슘함량이 분유 못지않게 풍부하고 미역 안에 있는 요오드 성분은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등의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든다. 멸치, 뱅어포 등의 뼈째 먹는 생선류와 신선한 생채소 등을 하루에 1~2가지씩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칼슘섭취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식이요법만으로 칼슘섭취를 하자니 골다공증이 걱정인 중장년층은 칼슘 보충보다는 운동이 좋다. 특히 폐경기 이후 비만 여성이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으므로 매일 30분 이상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박 과장은 “가벼운 걷기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뼈에 적당한 자극을 줘 골밀도를 높여 주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왕복하며 걸으면 심장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골다공증 예방 위한 칼슘제, 심장병 유발할 수 있어”
입력 2011-04-2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