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암 명의③] “대장암 치료는 환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

입력 2011-04-19 08:58

‘대장암명의’ 황대용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장

[쿠키 건강]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장 황대용 교수(외과)의 휴대전화 번호는 언제나 환자들에게 오픈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분야 명의로 손꼽히기에 벨소리가 쉴새없이 울릴 법도 하지만 황 교수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오히려 환자들이 의사를 배려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과거 다른 병원에서 동료의사들에게 외래진료실에 환자들이 볼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오픈하자고 제안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며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없는 환자들의 답답함을 생각해 나라도 먼저 시작하자는 생각에 실행에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휴대전화 번호를 오픈한 것은 물론 인터넷 사이트 내에 카페를 운영하며 환자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려 노력한다. 짝수 주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정담회 역시 치료에는 무엇보다 환자와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황 교수의 철학이 담겨 있는 모임이다.

정담회에는 병동 간호사, 의료진, 영양팀장 등이 참여한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통해 의료진이 진료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사용되는 순환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정담회는 특히 중요한 시간이라고 황 교수는 언급했다.



황 교수의 ‘환자 교류 중심주의’ 철학이 담겨 있는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는 오직 대장암만을 치료한다. 특정질환을 진료하는 센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각종 센터들이 많지만 대부분 여러 질환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대 대장암센터는 오직 대장암만을 치료하는 보기드문 센터라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각종 암 센터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치료성적이 좋아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센터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연구에 따르면 특정 암종 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을 때 똑같은 병기에서 생존 기간이 20%나 차이가 날 수 있다.

황 교수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센터들이 협진을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협진이 필요한 환자는 얼마되지 않는다”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편리함보다 잘 낫는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황 교수는 전공의(레지던트) 없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의학계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공의가 환자의 관리르 맡는다면 일정 수준의 의료 질을 확보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전공의가 바뀌게 되면 환자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전문의가 전공의가 맡고 있는 환자를 직접 관리하는 역할을 하면 환자들의 완쾌율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명의가 말하는 대장암

-대장암의 ‘급증’,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10년 예방의학분야의 연구결과를 보면 대장암 발생빈도가 위암을 넘어섰다. 수명이 길어졌고 진단기술 발달, 검진 활성화. 식생활, 유전적이고,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대장암 잘먹는 것이 중요한가.

“식생활만으로는 100% 예방이 된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 걸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암은 아직까지 미정복 분야다. 식생활 개선 만으로 해결되는 질환이라면 세계적으로 암을 연구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암을 연구하는 사람은 암환자의 7배가 된다.”

-대장암 조기발견 완치율은.

“대장암 조기발견하고 치료하면 60~70%정도 완치가 된다. 규칙적인 대장내시경으로 조기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강 내에서 생기는 암종 중에서는 치료성적이 좋은 편이다.”

-대장내시경 중 사망하는 사건이 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대장내시경 천공이 될 확률이 0.1% 수준이다. 근래들어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동시에 수술을 하는 기술이 발전됐다. 내시경 적응증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사고가 과거 대비 늘어나긴 했다.”

-내시경에서 혹이 발견됐다고 다 암은 아니라고 들었다.

“용종(혹)은 종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선종’과 비종양의 성질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뉜다.”

-대장암 치료기술 얼마나 발전했나.

“항암제가 90년도에 급격하게 발달했다. 완전히 전이된 말기암 환자의 생존률을 4배 정도 늘었다.”

-대장암에 노출되기 쉬운 생활습관은.

“고지방, 운동부족, 짜게 먹는 습관 등이 대장암을 유발한다.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애기 있는데 이는 많이 먹었을 때다. 적당량 섭취하고 기름기 없는 부위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질 섭취가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미국의 한 역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섬유질은 대장암 예방효과 없다. 이에 관해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섬유질 섭취가 쾌변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수술 직후에 섬유질을 많이 먹게 되면 장 유착, 폐쇄를 일으킨다.”

-대장암 로봇수술 논란에 대해 말한다면.

“로봇수술이 가장 이상적이 대장암 수술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퍼지는 것 같아 우려 된다. 미국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 중 크기가 작은 결장암은 복강경이 개복보다 나쁜지 않다. 외국에는 대장암 수술에서 개복, 복강경, 로봇의 전문가가 각각 있다.”

-향후 특별한 계획이 있나.

“특정 항암제도 듣는 사람이 안듣는 사람이 있다.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연구하고 싶다. 이러한 맞춤형 항암치료 연구와 관련해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