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건강] 임신부, 하지정맥류 위험↑

입력 2011-04-18 09:27
[쿠키 건강] 임신을 했을 때 혈관이 비치는 ‘모세혈관확장증’을 방치하면 하지정맥류로 발전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다리의 정맥 판막 이상으로 혈액이 정체돼 다리에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유전적인 원인이 가장 크지만 비만, 흡연 등도 하나의 원인이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교사나 판매원 같은 직업군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특히 여성들은 ‘모세혈관확장증’에 의한 하지정맥류가 많은데 이것은 임신이나 호르몬제 복용과 같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모세혈관확장증은 주로 얼굴이나 다리표면에 거미줄 모양으로 핏줄이 비치는 증상으로 정맥성 모세혈관 확장으로 생긴다. 초기에는 붉은색의 실핏줄이 비치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비치는 부위가 넓어지고 구불구불해지며 푸른색으로 변한다.

연세SK병원 소동문 원장은 “임신기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양의 균형이 급격히 변화하는 등 호르몬 변화가 심해 임신한 여성의 약 70%가 모세혈관확장증을 경험한다”며 “임신부 외에도 피임약이나 갱년기 치료를 위한 호르몬제를 장기 복용한 여성들에게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세혈관확장증은 일반적인 정맥류에 비해 좀더 세밀한 치료가 요구된다. 피부에 비치거나 도드라진 혈관의 크기가 작을뿐더러 거미줄처럼 방사형으로 늘어져있고, 문제가 되는 가는 혈관만 제거해 내는 기술도 필요하다.

모세혈관확장증 치료에는 문제가 생긴 혈관에 경화제를 주입하는 ‘혈관경화요법’이 사용된다. 혈관에 들어간 경화제가 굳어지면서 병든 혈관이 서서히 몸 속으로 흡수된다. 소동문 원장은 “혈관경화요법 치료를 받기 전에 환자 본인이 현재 여성호르몬을 사용하고 있거나 혈압, 당뇨, 알레르기가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한 후 치료를 받아야 경화제에 의한 경미한 과민 반응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시기를 놓쳐 하지정맥류로 증상이 악화됐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튀어나온 혈관의 직경이 1~2mm면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3~4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는 냉동수술요법이나 레이저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시술하는 것이 좋다. 냉동수술요법은 문제가 되는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려 제거하는 방법으로 흉터나 조직 손상, 재발에 따른 부작용이 매우 적다.

하지정맥류는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를 잘 하면 재발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다른 혈관에 정맥류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동문 원장은 “평소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서있는 것을 피하고 1~2시간에 한번씩 다리 부위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