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국내서 가장 작은 380g 아기 살려냈다”

입력 2011-04-14 15:34

[쿠키 건강] 국내의료진이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신생아를 생존시키는데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원순·장윤실 교수팀은 지난해 7월 체중 380g으로 임신 25주 만에 ‘초극소미숙아’로 태어난 김은식 아기가 태어난지 9개월이 지난 현재 3.5kg까지 성장해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신생아의 임신기간은 40주, 출생체중은 3.2kg이다. 보통 미숙아는 임신 37주 미만의 조산아 혹은 몸무게가 2.5kg 미만의 저체중아를 말한다. 지금까지 임신 24주 미만, 몸무게 400g 미만의 미숙아는 폐 발달이 미숙해 출생 후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 생존한계로 여겨졌다.

박원순 교수는 “이번 초미숙아 생존 기록은 국내에 보고된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이며 세계적으로도 생존 사례가 매우 드물다”며 “치료 중인 조산아의 부모나 가족에게 희망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환아의 어머니인 이모(40)씨는 심한 임신중독증으로 분만예정일보다 4개월 빨리 출산했다. 김 환아는 폐를 비롯한 여러 장기의 심한 미성숙으로 출생 직후부터 폐 계면활성제 투여와 고빈도 인공호흡기 등의 특수 치료를 받았다. 생후 3일째에 시행한 동맥관 개존증에 대한 심장수술 등을 비롯한 많은 어려운 고비들을 맞았다.

하지만 김 환아는 위험한 고비들을 잘 넘기고 출생 후 9개월이 지난 현재 각종 의료기구와 산소호흡기도 떼어낸 상태로 이번 주말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료진은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고령출산이 늘어남에 따라 미숙아 출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숙아 치료에 필요한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은 턱없이 부족해 많은 미숙아들이 좋은 치료를 잘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의료진이 보유한 미숙아 치료기술이 많은 아기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생한 신생아 중 가장 체중이 가장 적었던 초미숙아는 200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26주 4일 만에 434g으로 태어난 김소망(여) 아기였다. 임신주기가 가장 짧은 초미숙아는 2008년 22주 3일 만에 440g으로 태어난 허아영(여) 아기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