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TV] 간을 풀어야 피로가 풀린다…정말일까?

입력 2011-04-12 14:59
[쿠키 건강] 최근 한 축구스타가 다소 코믹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모 제약업체의 광고와 CM이 화제를 모으고 있죠. 만성피로가 간의 피로로 생긴다는 내용인데, 사실일까요? 최은석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건강보조제 광고입니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노래는 독특한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고, 동시에 해당 제품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성로 / 대학원생
“그 광고를 보면 ‘간 때문’이라고 피곤에 대한 문제를 몰아가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제 아내가 권하기도 하고 피곤에 지쳐 있는 모습을 보면 많이 추천을 (하기도 합니다).”

광고의 핵심은 ‘간을 풀어 줘야 피로가 풀린다’는 건데, 만성피로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인터뷰) 박상민 교수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기질적인 질병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빈혈이나, 갑상선 저하,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 결핵 같은 만성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기질적 원인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나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정신적인 부분도 원인이 될 수 있고…”



피로의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50퍼센트나 되며 간 기능 저하에 따른 만성 피로는 극히 드물다는 게 전문의의 견해입니다.

또 일반인은 물론 만성 B형, C형간염 보유자 역시 좋지 못한 간 건강으로 인해 피로를 호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피로감이 그저 간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믿었다간 다른 질환의 진단 시기마저 놓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동시에 간이 나쁘면 쉽게 피곤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30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 간 질환자들에게까지 간접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구현 총무 / 간사랑동우회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런(간이 나쁜)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죠. 일을 조금만 해도 쉽게 피로한 사람을 누가 채용하고 싶겠어요. 실제로는 그렇지(쉽게 피로하지) 않은데…”

화제가 되고 있는 해당 약품의 주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 줄여서 UDCA는 일부 다른 비타민제나 소화제에도 함유돼 있지만 간 기능 장애에 의한 피로 해소를 강조하는 건 이 약 하나뿐입니다.

인터뷰) 윤구현 총무 / 간사랑동우회
“병원에서 이 약을 꼭 써야 되는 환자들한테 쓰는 약하고는 용량이 적게는 2배, 많게는 6배 차이가 나거든요. 하루 복용량도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고요. 그 약에 들어 있는 소량의 우루소데옥시콜린산으로 과연 회사에서 주장하는 그런 뚜렷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없고요.”

국민의 건강을 위해 헌신해야 할 제약사가 수십 년 동안 과장된 광고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그에 따르는 여러 문제를 함께 부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쿠키뉴스 최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