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야구 응원, 이것만 조심하자

입력 2011-04-12 08:57
[쿠키 건강] 지난 4월 2일 2011년 프로야구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600만 관중동원을 목표로 팀당 133경기를 펼치는 대장정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특히 4월 2일 개막전의 경우, 4개 구장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응원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응원에 열중한 나머지 척추나 관절, 목소리 손상 등을 겪을 수 있고, 응원 중 무의식 중에 먹는 술과 기름진 안주는 살을 찌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과 척추, 쌀쌀한 시즌 초 허리 조심, 관절에 무리 가지 않게

계절적으로는 이미 봄이 찾아왔지만, 우리 몸은 그렇지 못하다. 겨울철 낮은 기온에 적응되어 인대나 근육이 긴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의 경우 허리근육과 복부근육, 척추 등이 서로를 받쳐주며 이상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겨울철 경직된 근육이 무리한 동작 등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이로 인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일교차가 큰 초봄에 야간경기 등을 관람할 경우, 허리통증이 심해질 수 있는데 척추관절 전문 더본병원 김준한 원장은 “일반적으로 야구 관람시에는 3시간 이상을 등받이가 없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일교차가 큰 야간경기의 경우, 쌀쌀한 기온 탓에 근육긴장도가 높아지고 또한 웅크린 자세로 인하여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구장 좌석의 경우 등받이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구부정하게 앉을 때는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서 있을 때보다 약 1.85배 정도 더해지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또 막대 풍선 같은 도구를 이용해 팔을 장시간 올리고 있다거나, 과도한 박수, 팔을 흔드는 등의 동작은 손목이나 팔 꿈치에 염좌(삐임) 등의 손상을 줄 수 있다..

허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온유지를 통한 원활한 혈액순환이 필수, 특히 시즌 초반 야간경기 관람 시 담요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또한 방석이나 두꺼운 옷을 의자위에 놓고 앉아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 앉은 자세일 경우에는 팔과 상체를 숙여 무릎과 허리, 어깨를 골고루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응원 도중 잠깐씩 일어나 발을 앞뒤로 벌린 상태에서 앉아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것이 허리와 무릎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목소리, 갑자기 지르는 고성 응원, 건조한 성대가 질환으로

야구장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뿐 아니라 목청껏 내지르는 응원 함성 또한 뜨겁다. 맘껏 응원가와 선수 이름을 부르다 보면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면 목소리에는 도로 스트레스가 쌓인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보통 목청껏 소리 높여 응원을 할 때는 음역대가 2천~3천㎐정도로 높아진다”라며 “몇 시간 동안 반복되면 충격 때문에 성대 점막 밑의 작은 모세혈관들이 터지면서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출혈이 지속되면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대는 일반적인 대화 시 150~250번 정도 진동하나 고함을 치거나 응원을 할 때는 2000회까지 고속으로 진동, 성대점막에 궤양이나 굳은살(성대결절)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성대가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면 성대 안쪽의 모세혈관이 터지거나 성대폴립(물혹)이 생길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성대 진동을 방해, 거친 목소리를 유발하지만 성대폴립은 성대결절과는 달리 단 한번의 고함으로도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성대점막이 마른 상태에서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게 되면 성대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엔진오일이 없는 상태에서 엔진을 가동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운동할 때 예비운동이 필요하듯 목청도 서서히 높여가는 것이 좋다. 또 물을 충분히 마셔 성대를 항상 촉촉하게 유지해야 성대가 과도한 진동에 견딜 수 있다. 다만, 꽁꽁 언 자극적인 얼음물보다는 실온에 보관해둔 미지근한 물이나 적당히 따뜻한 물이 좋다. 또 응원 중 또는 경기 후 가급적 술을 삼가야 된다. 신나는 자리에는 술이 잘 어울리지만, 맥주 등의 술은 오히려 성대를 건조하게 한다.

◇비만, 무심결에 먹은 간식이 칼로리 폭탄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바로 먹거리다. 보통 3~4시간 동안 계속되는 경기 동안 응원을 하다 보면 허기지기 마련. 하지만 야구장 간식의 주 메뉴인 닭튀김이나 햄버거, 팝콘 등과 같은 간식은 고열량 식품으로 바로 살을 찌울 수 있다.

야구장에서 즐겨 먹는 간식인 닭튀김의 경우 1조각에 200kcal, 햄버거 세트메뉴는 1000kcal 전후의 고칼로리 음식이다. 또 마른 오징어는 1마리에 125kcal, 팝콘은 한 봉지에 250kcal 정도다.

특히 여기에 맥주나 탄산음료를 함께 마시게 되면 칼로리를 과잉 섭취하게 되고 섭취된 여분의 칼로리가 쉽게 지방으로 쌓이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경기에 집중하며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포만 중추의 렙틴이 보내는 신호를 우리의 뇌가 쉽게 인지하지 못하게 되어 쉽게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돼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될 수 있다. 때문에 되도록 칼로리가 낮은 과일이나 채소를 간식으로 미리 준비하고 탄산음료나 주류 대신에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비만치료전문 오라클리닉 김재욱 원장은 “물론 한 두번 정도 평소에 비해 많은 음식을 섭취했다고 바로 살이 찌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 같은 습관이 반복될 경우”라며 “야구장을 자주 찾는 경우라면 경기 시작 전 미리 식사를 해서 응원 중 간식이나 탄산음료, 음주 등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