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이고 과한 관절꺾기는 신체 변형 및 퇴행화 부추겨
[쿠키 건강] 몸이 찌뿌드드할 때, 습관적으로 손가락 마디 관절이나 목의 척추를 꺾는 사람이 있다. ‘뚝’하는 소리와 함께 어쩐지 개운한 느낌이 들어 반복하게 되는 관절꺾기. 하지만 이 습관이 오랫동안 반복될 경우 관절 마디의 변형과 함께 퇴행화를 부추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이 병원에 내원한 20~60대 남녀 1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약 62.5%가 습관적으로 손가락이나 목 등을 꺾는다고 응답했다. 왜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관절을 꺾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로는 개운한 느낌이 들어서(50%)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무의식 중에(37.5%), 소리가 주는 쾌감 때문에(5.7%), 멋있어 보이려고(2.2%)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손가락이나 목을 인위적으로 꺾는 행동은 왜 개운함을 줄까?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김용 원장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목, 허리 등을 젖혀주게 되면 스트레칭 효과가 있어 일시적으로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적인 운동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꺾이면 척추나 관절을 싸고 있는 인대에 손상을 줘 인대가 두꺼워지고 심해지면 관절의 퇴행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잦은 관절꺾기, 신체 변형 및 퇴행성 부추길 수도
무릎, 어깨, 손가락, 발가락 등의 뼈와 뼈 사이에는 관절이 있어 인체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해주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긴장을 풀기 위해, 혹은 일시적인 개운함을 느끼기 위해 손마디와 목 등을 꺾는 행위들은 이런 마찰을 인위적으로 유발하게 된다.
이 같은 습관을 오랜 기간 반복하면 관절에 과한 자극을 줘 뼈와 뼈를 이어주는 관절 사이 인대가 두꺼워져 마디가 굵어지는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한 번 두꺼워진 인대는 관절꺾기를 그만둔다고 해서 다시 회복되지 않으며, 두꺼워진 인대는 탄성이 약해져 쉽게 상처를 입고 상처를 입은 후 회복도 더뎌진다. 결국 무심코 습관적으로 하는 관절꺾기는 퇴행성 질환을 쉽게 유발하게 된다. 마치 특정 관절 부위를 과도하게 많이 사용해 노화가 앞당겨지는 운동선수처럼 몸 마디 관절의 마모가 심해져 각종 퇴행성 질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척추관절 또한 마찬가지다. 목이나 허리꺾기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척추 사이에 있는 관절에 인위적 마찰이 생기면서 퇴행화가 진행되기 쉬워지고,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퇴행화의 진행과 함께 관절 사이의 간격은 좁아지게 되고 골극이 자라게 되는데 정상인의 경우 경추관절의 모양이 양측 대칭으로 뚜렷하게 보이지만 퇴행화가 많이 진행되면서 경추관절 사이가 좁아지고 골극이 형성돼 경추관절염이 유발될 수도 있다.(사진 참조)
◇관절통 및 퇴행화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꺾기 절대 금물
관절을 꺾었을 때 들리는 ‘뚝’하는 소리가 주는 심리적 효과 또한 이런 습관을 발생 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을 이루고 있는 연골은 활액막에 싸인 채 서로 맞물려 일종의 진공 상태를 이루고 있는데, 관절이 꺾이거나 뒤틀릴 때 이 음압이 풀리면서 뚝 하는 소리가 나게 된다. 가끔 관절을 풀어주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일종의 스트레칭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오랫동안 관절을 꺾거나 자극을 가하면 관절 변형 뿐 아니라 관절의 퇴행화를 가속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관절을 꺾었을 때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김용 원장은 “이미 퇴행성이 진행되고 있거나 관절의 마모가 심한 사람의 경우 인위적인 관절 꺾기는 심각한 뼈와 관절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위적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어쩌다 들리는 ‘뚝’소리는 괜찮을까? 일반적으로 목과 어깨가 결릴 때 목과 어깨를 천천히 돌리거나 기지개를 켜면 자신도 모르게 뚝하는 소리가 들릴 경우가 있다. 또한 추나 치료 중 관절 부위에서 소리가 나는 환자도 있다. 일상적인 운동 범위 내에서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거나 전문 의료진의 치료 도중 발생되는 소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심한 운동이나 노동, 또 그로 인해 부상을 입어 관절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뚝’ 또는 ‘우두둑’하고 소리가 들리는 경우라면 관절이 불안정해진 상황이므로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은 삼가도록 한다.
◇관절 건강을 위한 가벼운 스트레칭과 한방치료법
그렇다고 무조건 관절을 움직이지 않는 것도 역시 퇴행화를 부추길 수 있다. 김 원장은 “손가락이나 목 등이 찌뿌듯하다면 손가락을 쥐었다 펴는 동작을 반복해주거나 목을 가볍게 돌리는 정도로도 충분히 스트레칭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손상과 변형이 진행되고 열감과 부종이 있다면 스트레칭보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휴식과 함께 병원을 찾아 뻣뻣해진 관절을 풀어주고 관절 주변의 근육, 인대의 손상을 예방해주는 약침이나 염증과 통증 제거효과가 뛰어난 봉침으로 퇴행성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손가락 마디 꺾기 관절 퇴행화 앞당긴다
입력 2011-04-06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