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질 때 바닥 짚는 손목의 부상, ‘손목 염좌’ 온 찜질은 독, 냉 찜질이 약
[쿠키 건강]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41세 김모(41·여) 주부는 봄을 맞아 얼마 전 큰맘 먹고 이사를 했다. 그런데 한창 이삿짐을 옮기던 중 김씨는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사를 끝낸 후 김씨는 후끈거리는 무릎 통증을 느꼈지만 일시적 통증일 것이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무릎의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반월상 연골판 손상’ 진단을 받았다.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온다는 따스한 봄이 찾아오고 있다. 봄은 새로운 출발을 바라는 마음가짐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가정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나 올해는 봄 이사철을 맞아 위례·광교·김포한강 등 유망 신도시 내 신규 분양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봄(3월~5월) 전국 103곳에서 약 5만6000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따라서 올 봄은 그 어느 때보다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무리한 이사로 각종 부상을 당하는 환자들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거운 이삿짐을 들다 보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주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사 후 통증이 유발되더라도 일시적 통증이라 판단하고 방치해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이삿짐 들고 ‘아차!’하는 순간 바닥을 짚는 손목, 손목 염좌 주의!
무거운 짐을 들다 보면 짐의 무게 때문에 흔히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데, 넘어질 때 손목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2~10배에 달한다. 따라서 손목 인대나 힘줄에 심한 부담을 줘 손목 염좌가 발생하기 쉽다. 손목 염좌가 발생하면 손목이 붓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큰거림이 더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손은 움직임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약 부상이 심하지 않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의 처치만으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뼈가 어긋나거나 골절되었다면 통증과 부종상태가 더 악화돼 인대까지도 손상될 위험이 높다. 인대가 파열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통증이 유발되면 집에서 온 찜질을 하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손목이 더 붓거나 회복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또한 염좌는 손상 후 24~48시간의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응급 처방으로 손상된 부위의 관절을 부목으로 고정 후 냉 찜질을 약 20분 정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무거운 짐 들다 부주의로 넘어지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 위험!
이사 시 무겁고 커다란 짐을 들다 보면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아 쉽게 넘어질 수 있는데 특히 무거운 짐을 들고 넘어졌을 경우 짐의 무게가 함께 무릎에 전달되었다면 만성통증이 유발되기 쉽다. 특히 그 중에서도 반달모양의 물렁뼈로 무릎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며, 외부 충격을 흡수해 무릎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운동 시 부상을 당할 경우, 일상생활 중 무릎이 꺾이거나 무거운 것을 든 채로 넘어질 경우 등 외상에 의해 유발되기 쉽다. 손상이 크지 않은 경우 압박붕대, 부목, 소염제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손상 정도가 심할 때는 주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연골 봉합술과 절제술,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 등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이에 관절, 척추 전문병원 김창우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단순 염좌로 생각하고 방치해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참기 힘든 만성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퇴행성 관절염으로까지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넘어진 후 무릎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걷다가 갑자기 풀리는 느낌이 들 경우, 무릎이 붓거나 통증이 지속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사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 사이 디스크가 벌어진 쪽으로 밀려나와 주위 신경근을 자극! ‘추간판 탈출증’
이사를 하다 보면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왜냐하면 무거운 짐을 들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리만 숙여 물건을 들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작은 물건의 무게가 허리에 직접적으로 전달돼 무리를 줄 뿐 아니라 척추가 손상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허리디스크’로 잘 알려져 있는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마디 사이에 끼어 쿠션역할을 하는 추간판 부분이 돌출돼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 낙상사고나 교통사고 등 심한 외상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무거운 것을 들 때에는 허리가 과다 굴곡된 상태에서 압박을 받아 추간판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추간판 탈출증이 유발되기 쉽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지만 추간판 탈출증 역시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경막외강 신경감압술이라는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김 원장은 “이사 중 허리를 삐끗했다면 며칠 경과를 지켜 본 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병을 키우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부상 없이 안전하게 이사하는 방법]
1. 이삿짐을 운반할 때는 무리해서 물건을 들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눠 물건을 운반하며, 무거운 물건의 경우 욕심 부리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든다.
2.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 힘으로 드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굽혀 물건을 잡고 다리 힘으로 일어난다.
3. 무거운 짐을 들기 전에는 손목 관절이 부드러워지도록 손목 스트레칭을 해준다.
4. 이사 중 부상 발생 시 자가진단으로 인한 방치는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부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봄 이사철 관절 안전하게 관리하기
입력 2011-04-06 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