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비 봄철 십자인대 부상 확률 30% 이상 높아… 운동 전 평소 2배 이상 스트레칭 필수
[쿠키 건강]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았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봄이 다가왔다. 겨우내 매서운 칼바람 때문에 움츠렸던 산과 들에는 생명력이 서서히 움트고, 피부를 꽁꽁 싸맸던 두꺼운 외투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이렇게 봄을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좋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화를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에는 약해진 관절과 근육, 생체리듬 저하로 십자인대파열 증가
봄이 되면 몸은 신진대사가 증가함에 따라 활동량과 운동량이 늘어난다. 그렇지만 겨울 동안에는 활동량이 적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고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는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처럼 봄에는 다른 계절보다 관절과 근육이 약해져 있고, 운동범위가 작아져 있는 상태다. 그리고 일교차가 큰 봄에는 생체리듬도 저하돼 있는데 운동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 갑작스럽게 축구나 농구 등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게 되면 다른 계절에 비해 십자인대의 부상 확률이 증가한다. 실제로 관절전문 웰튼병원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십자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환자 312명을 조사한 결과, 겨울철(12월~2월, 69건)에 비해 봄철(3월~5월, 90건)에 부상으로 인한 수술이 약 1.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을 지지하는 십자인대, 전방십자인대가 후방십자인대보다 가늘어서 쉽게 파열
무릎에는 두 종류의 인대가 있다. 무릎 관절 좌우의 안정성을 지탱해 주는 내·외측 측부인대와 무릎 관절 안쪽에 위치해 무릎이 앞뒤로 또는 회전 시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전방 및 후방십자인대가 그것이다. 특히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속에서 종아리 뼈가 앞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 줘 무릎 관절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구조물로 무릎이 꺾이거나 비틀리게 되면 종종 끊어지게 된다. 무릎에 외상이 오게 되면 보통 여러 조직들이 동시에 상하게 되는데, 이 중에서도 전방십자인대는 후방십자인대에 비해 그 굵기가 가늘어 더 쉽게 파열이 되며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손상이다. 하지만 대부분 내측 측부인대와 전방십자인대가 동시에 외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상대와 충돌할 때, 점프 후 착지 할 때 충격이 가서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타박상이나 근육통이라 오인 쉽고, 손상돼도 방치하기 쉬워 ‘주의’
십자인대 파열은 골절이 아니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쉬워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가 파열돼도 초기에만 약간의 통증이 있을 뿐 2~3일 정도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고 붓기가 줄어드는 등 증상이 나아져 타박상이라고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1개월 정도 지나면 무릎의 불안정성이 느껴지고, 무릎에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무릎의 방향을 바꿀 때 다리가 빠지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는데, 만약 다른 인대의 파열이 동반된 경우 통증 및 관절의 불안정도 심하며, 손상 부위에 강한 압통을 느끼게 된다. 만약 계속 방치하게 되면 십자인대와 연결돼 있는 연골판이 손상되는 등 2차적 파열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퇴행성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관절전문의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
◇관절내시경으로 재건 수술 가능… 수술 후 재활치료 중요
전방십자인대는 완전히 파열되면 자연적으로 치유가 어려워 수술이 불가피하다. 특히 활동이 왕성하고 스포츠를 자주 즐기는 사람일수록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 십자인대재건 수술이 필수적이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은 대부분 관절내시경으로 하게 된다. 이런 관절내시경 수술법은 무릎 부위 1cm 미만을 절개한 후 얇은 내시경을 넣고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손상된 십자인대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출혈과 통증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술 후 약 2주 동안은 목발을 사용해야 하고, 보조기는 3개월 동안 착용해야 한다. 만약 재활을 잘하게 된다면 3개월부터 가벼운 운동과 조깅도 가능하고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운동복귀 하는 것도 가능하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관절 내시경수술은 입원기간도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른 편”이라며 “수술 후 단계적인 재활이 뒷받침 되어야 빠른 치료와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 유산소 운동 좋아
십자인대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봄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이 필수다. 특히 15~30분 정도 땀이 날 만큼 몸을 풀어줘야 하며,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이런 스트레칭을 해주면 근육이나 인대를 천천히 신장시켜 주기 때문에 유연성을 높여주고, 보조 근육을 강화시켜 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단 근육이 아플 정도로 강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독이 되니 다리가 살짝 당기는 느낌이 날 정도로 약 10초가량씩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봄철 운동을 할 때 무리하고 강한 운동보다는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체지방을 소모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은데, 대표적으로 빨리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산 등이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종목을 선택해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십자인대 파열 예방 스트레칭]
1. 바르게 선 자세에서 발뒤꿈치를 올린다. 뒤꿈치를 들어올린 상태에서 2초 정도 세고 천천히 내린다. 10번씩 3번을 시행.
2.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아 뒤꿈치를 무릎을 구부리면서 천천히 가슴 쪽으로 당긴다. 20회 반복.
3. 벽에 팔을 대고 선 상태에서 다른 쪽 팔로 발목을 잡는다. 발목을 잡고 엉덩이 쪽으로 서서히 당긴다. 단 허리를 비틀지 말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 동작을 30초 정도 유지하고 3번 반복.
4. 시선은 벽을 향하고 양팔은 어깨 높이로 벽에 대고 선다. 한쪽 다리는 앞쪽에, 다른 한쪽 다리는 뒤쪽으로 두고 뒤쪽에 둔 다리의 뒤꿈치를 바닥에 닿도록 한다. 허벅지가 당기는 것을 느낄 때까지 앞쪽 다리를 서서히 구부린다. 10회씩 3번 반복.
봄바람에 들뜬 관절, 방심하면 인대는 ‘뚝’
입력 2011-04-04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