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한약” 한의사협회, 쿠키TV 방송에 강력 반발

입력 2011-03-31 11:51
[쿠키 건강] 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지난 29일 ‘보약도 과했단 간 손상 불러, 왜?’라는 제목 아래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을 통하지 않은, 개인의 임의적이고 과도한 건강보조식품 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을 방송한 바 있다.

쿠키미디어의 방송 취지는 본인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몸에 좋다”고만 하면 TV광고나 지인들의 소개에 따라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건강보조식품이 의도와는 반대로 간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방송 내용에 소개된 “특히 천연 약초를 비롯한 생약 성분의 약을 처방받지 않고 임의로 활용하다간 간에 치명적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라는 부분이 이를 방증한다.

쿠키미디어는 방송에서 각종 영양제나 생약 성분의 건강보조식품의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았다. 자칫 언급된 특정 영양제나 특정 성분의 즙만 나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흔히 우리가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며 복용하는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보약’이라는 단어로 통칭했다.

양방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양약’이나 한의원이나 한약방에서 조제하는 ‘한약’이 아닌 ‘보약’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는 보약이라는 표현이 자칫 한약을 연상시켜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다며, 서신을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의협은 또 ‘한약 복용’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한의약 전문가인 한의사 인터뷰가 아닌 양방의사 인터뷰가 포함된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항의했다.

‘보약’이라는 표현을 ‘한약’으로 인식하는 한의협의 입장에서 제기된 반론이다.

하지만 쿠키미디어는 앞서 주지한 바와 같이 ‘한약 복용’이 아닌 자가 처방의 무분별한 ‘보약 복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의협의 의견대로 한의사 인터뷰를 방송에 소개했다면, 도리어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통칭하고자 사용했던 보약이라는 단어가 본래 취지와 달리 한약을 지칭하게 되고 결국 한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결과가 돼버린다. 더불어 한의사 인터뷰는 마치 해명과 반론 보도의 기회를 준 것으로 취급될 수 있다.

재차 강조컨대 쿠키미디어의 해당 방송은 아무리 몸에 좋은 성분일지라도 양방의사 처방에 의한 양약, 한의사 처방에 의한 한약을 과도하게 많이 복용했다간 간 손상을 부른다는 점을 경고하는 내용이 아니다. 몸에 좋다는 광고나 말만 듣고 무분별하게 구입하여 과도하게 복용하는 ‘임의적 보약 복용’의 위험을 상기시킨 것이다.

종합할 때, 한의협의 입장에서 보약이라는 단어가 한약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사후 공감한다. 아울러 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피해나 오해를 부를 만한 어떠한 의도도 없는 방송이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의 입장 표명을 그대로 소개하는 것으로, 한의협이 우려한 오해가 불식되기를 바란다.

다음은 대한한의사협회가 국민일보 쿠키미디어에 보내온 문서 전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석 기자


1. 귀 언론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지난 3월 29일 쿠키TV에 ‘보약도 과했단 간 손상 불러, 왜?’라는 제목으로 보약 및 건강보조식품 관련 내용이 기사화된 바 있습니다.

3. 해당 보도에서 ‘보약도 과했단 간 손상 불러, 왜?’라는 제목을 사용하였는데, 실제로 보약뿐만 아니라 모든 약은 전문가의 지도, 감독 없이 정량 이상을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전제를 무시하고, 마치 보약 복용이 간 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오인케 하는 제목을 사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4. 또한 흔히 한약을 지칭할 때 보약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보도 안에서는 보약 즉, 한약이 임의로 복용이 가능한 건강보조식품의 일부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습니다. 건강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일반인 인터뷰와 함께 ‘보약은 물론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애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봄에 보약을 섭취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등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국민 여러분들로 하여금 마치 한약과 건강보조식품을 동급으로 여기게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5. 한약은 음식물처럼 섭취하는 것이 아닌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엄연한 의약품으로써, 식품과는 그 역할과 효능이 전혀 다릅니다. 현재 노인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 항산화 작용, 면역 기능 개선, 암의 방사선 화학치료 부작용 개선 및 효과 상승 등 다방면에 걸쳐 보약으로서의 한약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따라서 한약은 반드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부작용 없이 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 없이 한약을 복용하는 것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했던 보도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위 내용과 관련하여 해당 분야 전문가인 한의사의 인터뷰나 관련 내용이 전무하다는 점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합니다.

6. 한약 복용에 대한 내용을 취재 보도하면서, 한의약 전문가인 한의사의 인터뷰 대신 한의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비전문가인 양방의사의 인터뷰만을 보도함으로써 보약이 간 손상을 쉽게 일으킬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국민 여러분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언론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적절하지 않은 취재 및 보도라고 사료되는 바입니다.

7. 따라서 보약 복용이 간 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오인케 하는 제목에 대한 수정 요청을 드리며, 한의약 전문가인 한의사의 한약 복용 관련 인터뷰가 빠져 있는 본 기사에 대한 외부 포털사이트 게재를 철회하여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8. 위에서 말씀드린 점들에 대한 쿠키미디어의 입장을 4월 4일(월)까지 표명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9. 향후 취재 및 기사 작성에 있어, 한약을 포함하여 한의약에 대해 오인케 하는 정보나 잘못된 정보가 국민 여러분들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부탁드리며, 한의약과 관련된 내용에 대한 취재 요청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사오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