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한방치료 각광받는 이유는

입력 2011-03-14 12:23

글·유종철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

[쿠키 건강칼럼] 난치질환 환자가 한의원에 방문했을 때는 대부분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낫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이명’환자들은 특히 더하다.

이명(耳鳴)이란 실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모기나 매미소리, 파도소리, 기차소리 등이 들리는 현상으로 어지럼증과 구토,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난청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리와 관련된 질환이라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낫지 않는 환자들이 생긴다. 100%치료율은 없다고 말하기엔 궁색할 정도로 실제 이명환자들의 한의원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도 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환자 가운데 10명 중 2명은 한방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일까. 양방 의학의 관점에서는 이명을 ‘귀’라는 해부학적인 조직 구조만으로 관찰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오장육부의 불균형에서 찾는다.

이명 자체가 본인 이외에는 아무도 특정소리를 듣지 못하는 철저히 주관적인 질환이다. 따라서 환자 개별의 건강상태에 맞춰 치료를 달리해야 효과가 빠르고 좋다. 스테로이드제나 신경 안정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는 천편일률식의 치료방법이 모든 이명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또는 지방간 수치가 높은 이명환자들에게 과다한 스테로이드제 투여는 정상적인 체내 스테로이드 합성을 방해해 면역기능의 감퇴와 체력저하, 혈압과 혈당 상승, 성욕감퇴, 우울증, 위장장애 등 역효과를 일으키고 이명 증세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명의 해부학적 접근은 재발하면서 한계를 보인다. ‘스트레스’는 이명을 재발시키는 가장 큰 주범인데,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현대 사회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해답은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능력, 바로 ‘면역력’에 있다. 한의학에서 병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대상이라고 본다. 한의학적 치료는 증상의 완화는 물론 스트레스에 견뎌내는 면역력을 키우는데 그 가치를 두기 때문에 재발률이 떨어지고 치료를 받다보면 체력이 강해지고 혈색이 좋아지는 부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약은 이명환자의 주관적 고통을 치료해내는데 강점이 크다. 단순히 개수와 양을 줄이는 양약과 달리 한약은 본방(本方)을 가운데에 두고 환자 상태에 따라 약재량의 가감은 물론 배합비율과 다른 약재와의 혼합처방이 가능한 가짓수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