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문병인 교수, “환자는 울화병,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
[쿠키 건강] 여성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은 울화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가족구성원인 남편과 자녀들은 환자 간병을 위해 휴직, 휴학, 업무 단축 등과 같은 경제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문병인 교수는 내원한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투병했던 여성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한 결과 조사 대상 중 85%가 울화병이 의심되거나 화병 진단기준에 부합한다고 지난 9일 이대여성암전문병원 개원 2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또 ‘여성암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여성이 암에 걸리면서 가족구성원들의 일상생활까지 어려움을 초래하면서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먼저 환자들의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사용하는 40점 척도의 울화병 체크리스트를 시행한 결과 57명이 11점 이상으로 화병 진단을 받았으며 28명은 410점으로 화병이 의심되는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존에 발표된 일반인의 화병 유병률이 4~5% 정도인 점을 고려해 보면 이번 연구결과는 많은 수의 여성암 환자들이 신체적·감정적 스트레스 상황에 매우 심각하게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 교수는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순수한 치료비용도 조사했는데 조사대상 32%는 1000만원 이내, 40%는 1000~2000만원, 16%가 2000~3000만원의 치료비를 사용했다고 답했으며 5000만원 이상 사용했다고 응답한 환자도 4%에 달했다. 이들 응답환자들의 64% 정도가 치료기간이 2년 이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치료비는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교수는 “연구결과 가정 내에서 아내, 어머니로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암 환자들은 암이라는 질병 이외에도 심각한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으며 가족구성원들은 가사노동 및 간병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정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여성암 환자들에게는 심리적 치료가, 가족들에게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여성암, 가정·사회에 미치는 영향 ‘심각’
입력 2011-03-10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