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3월, 만물이 소생하듯 형형색색의 패션이 선보이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화사한 색깔의 옷, 신발 등은 멋 내고 싶은 여성들을 유혹한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하이힐’이다. 다리가 길고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서 하이힐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구두 굽이 10cm 이상 되는 킬힐의 유행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굽의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장딴지 근육의 혈액 펌프 기능이 떨어지며 정맥 고혈압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리 정맥이 울퉁불퉁하게 튀어 나오는 하지정맥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 하이힐과 콤비를 이루는 레깅스, 스키니 진, 굽 높은 부츠 등이 유행하면서 다리 정맥 질환을 다루는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세SK병원 정맥류클리닉 소동문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정맥판막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하지정맥류는 한번 생기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진행성질환으로, 증상이 악화되면 튀어나온 혈관의 크기가 커지고 통증이나 경련, 부종, 피부색 변화, 피부 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포기할 수 없는 하이힐, 예방법은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 통증, 저리거나 욱신욱신 쑤시는 느낌, 하지 피로감, 부종, 다리가 무겁고 육중하며, 저리고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느낌, 욱신욱신 쑤시는 느낌 등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도 요즘 젊은 여성이 하이힐을 아예 신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이힐은 즐겨 신는 여성들은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나 장딴지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는 발목 운동(발목을 최대한 들었다 내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의료용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해 하지정맥류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특히 의료용 고탄력 스타킹은 처음 신을 때 너무 조여서 혈액순환을 더 나쁘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으나 발목의 압력을 100 %로 보았을 때 무릎부분 압력은 70 %, 허벅지 압력은 40 %로, 위로 올라 갈수록 압력이 약해지도록 제작돼 있어 정맥 혈액의 순환을 촉진시켜준다.
이 의료용 스타킹은 가해지는 압력의 정도에 따라, 1~4까지 등급으로 구분돼 있다. 1등급은 20~30mmHg, 2등급 30~40mmHg, 3등급 40~50mmHg, 4등급 50~60mmHg의 압력을 발생시킨다. 초기 증상일 경우 1등급, 정맥류가 있거나 심하면 2등급이 주로 처방되며 3,4 등급은 부기가 심한 림프부종일 때 사용한다. 의료용 스타킹은 전문의로부터 증상을 정확히 진단받고 처방을 받아 신는 것이 좋으며, 대체로 아침에 일어나서 착용하고 취침 전에는 벗고 잔다.
정맥류가 있다면 소금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을 많이 먹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준다. 이런 음식들은 여성들의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평소에도 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고탄력 압박 스타킹을 신으면 혈관이 다시 늘어나 정맥류가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냉동수술요법’, 하지정맥류 신의료 기술로 각광
일단 하지정맥류가 생겨서 보기 흉하거나 불편하다면 전문치료로 이를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대체로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한다. 늘어난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하여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 속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직경 4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정맥류가 심하다면 혈관경화요법만으로 치료가 힘들 수 있어 레이저 치료 및 냉동수술요법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레이저 치료는 정맥류가 있는 부분을 국소마취한 후 정맥을 수축시키는 주사를 놓고, 피부절개 구멍을 통해 망가진 정맥을 레이저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냉동수술요법’은 문제가 되는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려 치료하는 방법으로, 흉터나 조직 손상, 재발에 따른 부작용이 매우 적어 최근 신의료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연세SK병원 심영기 박사팀은 최근 3년간 1157례의 냉동수술요법을 시행한 결과 기존 수술법에 비해 재발이 거의 없고, 부분적 신경손상률도 기존 수술법이 통상 5% 정도인데 비해 0.1%(2건)에 그쳤다는 임상결과를 대한성형외과 학회에 발표했다.
심영기 원장은 “정맥류는 한번 발병할 때 굵은 혈관, 가는 혈관 할 것 없이 모두 망가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혈관 크기에 알맞은 치료법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맥류는 직업이나 생활습관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 후에도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능하면 평소에도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고,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지 않도록 해야 하며, 1~2시간에 한번씩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엄마 건강] 새봄 화사한 하이힐의 짜릿한 유혹, 하지만 정맥류는 조심하세요
입력 2011-03-07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