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콩 등 원자재 값 가격 상승에도 당분간 두유제품 가격 인상을 보류한다던 두유업체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정식품은 지난 1월 두유 주원료인 콩 값이 급등해 가격 인상 요인이 크지만,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정식품에 따르면 두유의 주원료인 콩 값은 2008년 이후 1㎏당 580원에서 1050원으로 81% 올랐고, 대두유는 작년 대비 38.3%, 설탕은 19.2%, 검은 콩은 166.7% 올랐지만, 소비자를 위해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생색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식품의 생색은 소비자를 위한 게 아니었다. 원재료 값 인상 시 가격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매출감소를 피하기 위해 이미 그전에 삼육식품 등 몇몇 두유생산 업체와 가격인상 등을 담합, 2008년 2월1일 두유가격을 공동 인상했다. 2008년 하반기에도 이 같은 인상은 반복됐다. 이후 원자재가격의 하락으로 두유가격은 그대로 유지됐고, 2011년 2월 중순경 정식품은 또 한 번 원가상승을 이유로 두유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신선식품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한다는 게 이유였지만, 사실은 이미 정식품 스스로가 담합을 통해 두유 가격을 인상시켜놓고, 관계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니까 인상을 철회한 것으로 예견된다. 공정위 및 식품업계 관계자도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해 두유 값 가격이 불가피한 시점에서 조사가 이뤄지자, 오히려 고통분담의 그럴듯한 이유를 듯 것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결국 정식품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해 두유가격을 독자적으로 올릴 경우 그에 따른 매출 감소 때문에 동종업계에 가격 담합을 제안했고, 또 올 초 또 인상을 주도했다가 공정위 조사가 이뤄지자 서민 고통분담이라는 그럴 듯한 이유로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두 얼굴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소비자 김영희(성수동·35)씨는 “분유 값이 너무 비싸 대용으로 두유를 많이 먹이고 있는데, 공급업체들의 꼼수 때문에 소비자가 피해봐서야 되겠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최학주(상계동·40)씨는 “정식품 괜찮은 회사로 봤는데, 실망했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앞으로 고통을 분담한다는 업체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서민과 고통 함께한다더니…” 정식품의 두 얼굴
입력 2011-03-03 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