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유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치료 가능해진다

입력 2011-02-23 17:26
[쿠키 건강]그동안 특별한 치료법이 없던 안과질환인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치료 가능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은 23일 멜라토닌과 리튬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와 TGFBI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자위(각막)에 흰점이 생기면서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유전성 질환이며 부모로부터 받은 한 쌍의 유전자 중 한 쪽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이형접합자라 부른다. 이들은 약 12세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겨 60세부터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양쪽 모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보유한 동형접합자는 6세쯤 실명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앞서 한국인 870명당 1명이 이형접합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에 해당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산화스트레스 때문에 세포가 손상돼 나타난다”며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세포에 노화와 질병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병은 완치가 어려워 일단 진단받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면서 자외선 등 외부 자극을 피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로 멜라토닌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에서 멜라토닌은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PQ(파라콰트) 시약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산소 수치를 감소시켰다. 활성산소 역시 세포 손상 유발인자다.

김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나이가 들면서 악화되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금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멜라토닌과 리튬의 잠재적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리튬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멜라토닌과 리튬의 효용에 대한 동물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두 곳(Journal of Pineal Research,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