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이상해…” 이것도 혹시 병?

입력 2011-02-23 09:24
[쿠키 건강] 최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시되면서 외모만큼이나 경쟁력 있는 목소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본인 목소리의 문제점 자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뿐더러 알고 있더라도 마땅한 해결책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 정도가 성대결절이나 목소리떨림증 등과 같은 음성장애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목소리 질환은 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상 이런 증상을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음성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 건강관리를 성악가나 가수 등 일부 전문직종 종사자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신체 각 부위의 건강검진을 받듯 본인 목소리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서 약점을 극복하는 것도 경쟁력을 갖추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고 말했다.

흔하지만 무심코 넘기는 목소리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도 때도 없이 떨리는 목소리

별다른 이유도 없이 말할 때 유난히 떨리는 목소리가 있다. 보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긴장 등으로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데 불안이나 긴장, 스트레스 상태가 되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교감신경이 자극돼 근육의 떨림을 유도해서 생긴다. 하지만 별다른 외부요인 없이 목소리가 자주 떨린다면 연축성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목소리는 성대가 접촉할 때 내쉬는 숨소리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성대를 접촉하는 근육이 불규칙적인 수축을 반복할 때 떨리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주로20~30대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용량도 작고 근육 조절능력도 부족해 상대적으로 근육의 피로를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보톡스를 주사해 치료하기도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올바른 발성훈련을 통한 성대치료가 필요하다. 혼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입에 볼펜이나 길쭉한 막대 등을 물고 대화를 하거나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 컵을 입에 대고 컵의 울림을 이용해 성대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좋다.

◇거칠거나 쉰 목소리

남들보다 거칠고 쉰 목소리는 주로 생활습관이나 주변환경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말을 많이 하는 직종인 교사나 강사, 정치인, 목사 등의 직업군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일반인들의 경우 회식자리 같은 소란스러운 주변환경에서 높은 발성으로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심하게 부른 경우 겪기도 한다.

대부분은 쉬면서 목소리 사용을 줄이면 곧 회복되기도 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목소리가 쉰 상태에서 목을 계속 사용하면 목의 피로감이나 통증이 지속되고, 증상이 심해져서 목의 근육질환으로 발전하면 목소리 자체를 내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2~3주 이상 계속되고 침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이 발견되면 바로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의 원인에 따라 약물요법이나 수술요법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평소 쉰 목소리가 자주 반복된다면 따뜻한 차나 물을 자주 마셔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해주면 좋다. 또 목을 상하좌우로 여러 차례 쓰다듬어주는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특히 흡연과 음주는 목소리 질환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가 잦다면 금연과 금주를 결심해야 한다.

◇남녀간 뒤바뀐 목소리

남녀 성별이 뒤바뀐 목소리도 큰 스트레스다. 보통 남성의 성대는 여성이나 어린이 보다 굵고 길어 진동수가 적기 때문에 낮고 굵은 소리가 나게 된다. 그런데 남성이 가늘고 높은 여성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라면 성대 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소리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또 사춘기 이후 음정이 저하되지 않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음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여성이 남자처럼 굵은 목소리가 난다면 성대부종이나 성대결절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체격이 큰 여성의 경우 성대 길이가 길어서 남성의 음색이 나올 수도 있고 호르몬 분비 이상이나 악성빈혈, 난소종양 수술 후유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나는 남성이라면 턱을 목 쪽으로 당겨 목 안쪽에서 소리는 내는 듯한 느낌으로 말을 하거나 평소 의식적으로 발음을 강하게 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저음이 나오는 여성의 경우 목에 힘을 빼고 콧소리를 살짝 섞는 느낌으로 말해주면 좋다. 또 아침에 콧소리를 내 성대 근육을 풀어주거나 평소 스카프 등을 이용해서 목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대길이 자체가 길다면 성대단축술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