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폭력성향 정신질환자 수술로 치료

입력 2011-02-22 15:18

[쿠키 건강] 서울아산병원이 공격적이고 난폭한 성향으로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의 행동이 잦았던 20대 정신질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법인 ‘싸이코서저리(psychosurgery)’를 성공적으로 시술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팀과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이태경 박사팀은 22일 공격적 성향이 강해 가장 높은 단계의 약물치료로도 전혀 조절되지 않았던 정신분열병 환자 구모(27)씨에게 ‘싸이코서저리’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구씨는 수술 후 1개월이 지난 현재 정상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된 ‘뇌정위적 양측 전방 피막절개술’은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뇌의 신경섬유 일부에 넣은 뒤 고주파전류를 흐르게 해 목표 부위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정신과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도파민이 이동하는 변연계 연결통로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구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중학교 입학 후 공격적인 행동과 환청ㆍ환시로 입원 치료 후 2002년부터는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수술 후 현재는 공격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대방에게 집중하면서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고, 병동에서 간단한 운동도 한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이정교 교수는 “싸이코서저리는 공격적 성향이나 심한 강박행동과 같은 양성증상을 갖고 있으면서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정신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