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손이 건조해서? 주부습진 가볍게 보면 안된다

입력 2011-02-21 11:30
2차 세균 감염이나 칸디다증 생길 수도… 되도록 물 접하는 횟수 줄여야

[쿠키 건강] #35세의 가정주부 김은화씨. 최근 손가락이 갈라지고 피가 나며 피부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가정주부가 주부습진이야 늘 달고 산다지만, 너무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김씨에게 설거지나 빨래를 되도록이면 몰아서 하도록 했고, 비누나 합성세제가 손에 닿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병원을 다니는 것도 잠시, 집안일은 갈수록 늘어났고, 주부습진으로 병원을 다닌다는 것도 집안 어른들께 눈치가 보였다.

◇부지런한 사람이 잘 걸린다는 주부습진?

주부습진은 손에 생기는 수부습진의 일종으로 주부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주부습진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리사, 목욕관리사 등 물을 자주 다루는 직업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부습진은 손가락 끝의 피부가 얇아지고 홍반이 생기며 마른 각질이 일어나고 갈라진다. 다른 습진에 비해 별로 가렵지 않지만, 심할 경우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나오기도 하며 아프다. 손가락 중에서도 주로 많이 사용하는 오른손의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에 많이 생기고, 손가락전체, 손바닥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왼손잡이는 왼손에 많이 발생된다.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흔히 주부습진과 접촉성피부염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주부습진의 증상은 피부가 갈라지고 각질이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증상들이 일반적인데 간혹 물집, 손톱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증상들은 처음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가 차츰 손바닥, 손목, 손에도 번지게 된다.

접촉성피부염의 경우 접촉된 물질이 피부에 직접 자극을 일으켜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로 손등에 많이 발생되고 홍반, 구진, 수포 등과 함께 가려움증, 화끈거림을 동반하며 심하면 붓거나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주부습진이 심할 경우 2차 세균 감염이나 곰팡이 균의 감염인 칸디다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 역시 가렵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하며 고름이 생기고 아프기도 한다.

◇무엇보다 물을 멀리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신학철 피부과 전문의는 “습진은 부지런쟁이들이 쉽게 걸리는 병”이라며 “무엇보다도 물을 자주 접촉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주부습진은 비누, 세제, 고무장갑 등으로 악화가 잘 된다. 또 지점토나 꽃꽂이 등의 취미생활, 약품을 만지는 작업일 때도 악화된다. 특히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는 주부에게 잘 오게 된다.

증세가 가벼우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손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보습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면 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부신 피질 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내복약을 먹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