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국립암센터 구강종양클리닉 최성원 박사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①입안에도 암이 발생한다
②어떤 경우에 구강암을 의심해야 하나?
③구강암 진단과 치료방법은?
[쿠키 건강]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이다. 구강암은 얼마나 발생할까? 2010년 중앙암등록본부 연례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발생 암환자 중에 약 l% 정도가 구강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암 발생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은전체 암의 약 16% 정도를 차지하므로 구강암은 상대적으로 발생율이 낮은 암이다. 이러다보니 구강암은 일반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멀게 느껴진다.
또한 구강암에 대한 정보나 지식도 부족하다. 병원에 구강암으로 진단받고 찾아오신 환자분들께서 많이 하는 질문이 “구강암도 암입니까?”이다. 구강암도 암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재발이나 전이로 완치가 되지 않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구강암으로 치료받고 완치될 확률은 평균 50%로, 초기에 발견되면 80~90%가 완치되지만 진행돼 발견되면 20% 미만에서만 완치된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구강암연구소에서 조사한 보고를 보면 구강암환자가 처음에 병원에 내원하였을 때 병의 진행상태는 70%이상이 3, 4기의 진행된 상태이다.
구강암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발생하여 내시경 등의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조기발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조기암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의외로 작다는 것을 보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단 구강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병원에 찾아오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구강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또 구강암에 혹시 걸리더라도 조기발견해 완치되기 위해 우리는 이번 기회에 구강암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인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 내용에서는 구강암이란 어떤 암인지, 구강암은 왜 걸리는지 구강암의 증상은 무엇인지, 구강암의 진단은 어떻게 하는지, 구강암으로 진단되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강암에 걸리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입안에도 암이 발생한다
진행된 구강암으로 치료를 위하여 찾아오신 환자분들에게 왜 더 일찍 병원에 오시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지금 고생하고 있는 입안병이 암인지는 정말 몰랐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구강암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면 구강암이란 어떠한 병인가? 입안의 혀, 협점막, 잇몸, 입천장, 입술의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구강점막을 이루는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이 구강암의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입안의 침샘에서 기원되는 침샘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턱뼈나 안면부의 근육 등에 발생하는 육종, 구강점막의 입천장, 협점막, 잇몸 등에서 발생하며 검은 반점을 형성하는 악성 흑색종, 이외에 드물게 입안의 림프조직에서 발생하는 림프종 등 매우 다양한 암종들이 생길 수 있는데, 구강암은 50~70대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입안에서도 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구강암은 왜 생기는가?
구강암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인자로는 유전적인 원인 보다는 환경적인 원인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인 요인의 대표적인 원인인자로는 흡연으로, 흡연은 이미 폐암, 후두암, 식도암, 방광암 등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구강암의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약 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 1996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구강암으로 진단된 662명 중에서 흡연자가 73%이며 이중 94%가 하루에 반갑 이상을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속적인 음주가 구강암의 위험인자로 작용 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 구강암 유발의 상승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것은 알코올 성분이 구강점막 투과성을 증가시켜 담배의 발암물질이 더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 치아손상, 잘 맞지 않는 의치 등에 의한 구강점막의 만성자극과 구강암과의 관계가 논의되어 왔다. 실제로 설암 환자에서 치아의 날카로운 표면이나 보철물 등에 의해 지속적인 자극을 받고 있는 소견이 자주 나타나지만 아직까지 암발생과의 명확한 관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입안에서 구강점막이나 혀에 만성자극을 주는 원인요소는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에는 비흡연자중에서도 구강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흡연이 아닌 다른 원인이 구강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자궁암의 원인인자인 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가 종양 유발 바이러스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젊은 비흡연자에서 관련성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편도암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입안점막에 어떤 병변들은 구강암으로 더 잘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구강내 병변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아 구강암으로의 진행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구강내 전암병변(구강암으로 진행되기 전단계 병변)이 반드시 구강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위험인자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내 가장 흔한 전암병변은 백반증으로 입안점막에 문질러도 제거되지 않는 백색병소로 대부분은 구강점막이 두꺼워져있는 양성과각화증을 보인다. 그렇지만 일부에서 백반증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구강점막의 이형성증을 보이기도 한다. 이형성증 여부는 조직검사를 통해 경도, 중등도, 중증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중증의 심한 이형성증을 보이는 경우는 레이저 등을 이용한 외과적절제가 필요하다.
또 다른 백반증으로 구강편평태선이 있다. 편평태선은 흔히 피부에 많이 발생하는 피부질환이지만 구강점막에도 발생하는데 혀, 협점막이나 잇몸에 흰색 그물모양 또는 궤양성 병변이 같이 나타나면서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 심하게 화끈거리는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염증성질환으로 구강암 전환 될 수 가 있다. 악성전환 비율은 구강편평태선으로 진단받은 사람의 약 1~3% 로 편평태선 진단후 2년에서 길게는 17년 지나서도 구강암이 발생하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입안에 구강편평태선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암 이렇게 극복하자(12)-구강암] ①입안에도 암이 발생한다
입력 2011-02-21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