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치료 받은 이명환자 7년간 2.6배 늘어”

입력 2011-02-15 10:24
건보공단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결과… 비율로는 전체의 19% 한방치료 받아, 5%↑

[쿠키 건강] 한방치료를 받은 ‘이명(귀울림)’ 환자수가 지난 2002년에 비해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최근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이명환자가 2002년 2만 명(전체 14만2000명)에서 2009년 5만1000명(전체 26만4000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건보진료비도 14억원에서 57억원으로 43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전체 이명환자 비율로 따져볼 때도 2002년 14%에서 2009년 19%로 한방치료를 받은 이명환자 수는 5%가량 상승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한방치료의 효과와 더불어 재발률이 적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한의계의 설명이다. 이명난청 전문 마포소리청한의원 변재석 원장은 “서양의학적인 치료방식은 청각기능의 재생과 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감기에 걸려 체력이 약해지거나 보다 강한 자극이 주어지면 견뎌내지 못해 재발이 쉬운 반면, 한의학적 치료는 면역기능을 최대한 높여줘 이명의 원인요소인 스트레스를 비롯한 각종 외부 자극을 견뎌 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 면역력은 ‘기운’으로 풀이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상기(上氣)가 부족하면 귀가 울고 수해(髓海·뇌와 골수)가 부족하면 어지러우면서 귀가 운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기운이 약하게 태어난 사람, 후천적으로 과로와 스트레스 및 영양부족 등으로 폐, 비, 신 등의 장부가 약해져서 기운이 약한 사람들은 이명에 걸릴 확률이 높은 셈이다.

한의학의 약점인 객관성도 과거와는 달리 많이 보강됐다. 특히 이명진단에 활용되는 ‘적외선체열검진기’는 인체의 통증 및 질병 부위에서 방출되는 극미량의 적외선을 감지해 미세한 체열 변화를 컬러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환자의 건강상태를 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체열분포가 좌우 대칭을 이루지만 통증을 갖고 있으면 환부의 체열이 높아지거나 낮아져 균형이 깨지게 된다. 노랗고 붉은색 계통일수록 체열이 몰려있는 것이고 파랗고 어두울수록 차가운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까지 현대 의학적으로 이명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명이 ‘매미소리’, ‘기차소리’가 들리는 등 주관적 질환이라는 특성상 심리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는데 별다른 이견도 없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심리적인 불안은 물론 입속이 마르고 뒷목이 뻣뻣한 신체적 증상들이 생기는데 한의사들은 이런 문제들이 신체에 발생하는 ‘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변재석 원장은 “상승하는 성질의 ‘열’은 압력을 높여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국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파괴하게 되는데 차가운 기운이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이 내려간다는 뜻인 한의학적 건강 원리인 ‘수승화강’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압력의 불균형이 생겨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