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국립암센터 박병규 소아암센터장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①소아암과 성인암의 차이는?
②과거 치료가 어려웠던 소아암, 최근 치료 성적이 좋아진 비법은?
[쿠키 건강] 소아암은 소아 및 청소년에서 발생하는 매우 다양한 암을 통칭하는 포괄적 용어로 소아암이라고 해서 소아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백혈병은 가장 흔한 소아암이지만 노인을 비롯한 성인에서도 흔히 발생하며 발생건수로 보면 성인백혈병이 소아백혈병보다 훨씬 많다.
소아암과 성인암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아암은 간엽조직에서 유래한 육종(肉瘇)이 많고 성인암은 대부분 상피세포에서 유래한 암종(癌瘇)이다. 둘째, 소아암은 성인암보다 진단 당시에 이미 전이가 일어난 경우가 많다. 셋째, 소아암은 성인암보다 일반적으로 화학요법제(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다.
넷째, 소아암은 5년생존율이 70~80%로 성인암의 50~60%보다 좋다. 다섯째, 소아암은 완치되면 여명기간이 길기 때문에 만기(晩期) 후유증에 대한 감시 및 관리가 중요하고, 완치자의 학업, 취업, 결혼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20세가 넘으면 암종의 비율이 급증하므로 상술한 소아암과 성인암의 차이는 20세 전후로 뚜렷해진다.
소아암의 연간발생빈도는 15세 이하 인구 10만명당 12~13명, 20세 이하 인구 10만명당 14~15명꼴이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2007년도 소아암 발생건수는 15세 이하가 1142례, 20세 이하가 1695례이었다. 소아암의 발생빈도는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07년도 조발생율(단위인구당 발생건수)은 8년전보다 13%가 증가하였다.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과체중 출산아와 비만아가 증가하는 것과 진단기술의 발전이 발생빈도 증가에 부분적으로 기여했음은 틀림없다.
◇소아암에는 어떤 질환이 있나?
소아암은 혈액암과 고형암으로 대별되는데 혈액암은 백혈병과 림프종이 대표적 질환이고, 이 외의 질환은 대부분 고형암이다. 소아암 중에서 발생건수가 상위 3위를 차지하는 질환은 백혈병, 뇌 및 중추신경계종양, 림프종으로 이들은 각각 소아암의 33%, 18%, 10%를 차지한다. 이외 신경모세포종, 신종양, 연조직육종, 골종양, 생식세포종양, 간종양, 망막모세포종이 중요한 소아암이다.
백혈병은 혈구를 만드는 세포가 암세포인 백혈병세포로 전환되어 무한 증식하는 질환으로 백혈병세포가 골수를 가득 채우고 정상 혈구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은 감소하여 빈혈, 면역기능저하, 출혈이 생긴다. 백혈병은 급성백혈병과 만성백혈병으로 분류되며 급성백혈병은 다시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나누어진다. 백혈병에 걸리면 빈혈로 인해 얼굴이 창백해지고, 백혈병 자체와 감염에 의해 열이 나며, 피부나 점막, 심하면 뇌에 출혈이 생긴다.
또한 백혈병세포가 여러 장기에서 증식하여 간, 비, 림프절이 커지고, 골통이나 관절통이 생기며, 뇌를 침범하면 두통, 구토, 시력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뇌 및 중추신경계종양은 뇌와 척수에 생기는 종양을 통칭하며 수모세포종, 성상세포종을 비롯하여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뇌에 종양이 생기면 뇌압이 올라가 두통, 구토가 나오며, 종양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의식장애, 감각장애, 마비, 경련이 나타나거나 보행이나 운동장애를 보인다. 또한 시력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림프종은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분류된다. 호지킨림프종은 대개 종양이 림프절 같은 곳에 국소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나 비호지킨림프종은 종양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림프종에 걸리면 목의 림프절이 커지고, CT 사진을 찍으면 복부나 종격동에서 종양이 관찰되며, 기침이 나오거나 얼굴이 부을 수도 있다. 또한 림프종이 골수를 침범하면 백혈병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
신경모세포종은 신장에 인접한 부신에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으나 흉곽 내 양쪽 폐 사이의 공간인 종격동에 생길 수도 있다. 신경모세포종에 걸리면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며,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종양이 척수를 압박하여 하반신마비가 나올 수도 있다.
뼈에 생기는 골종양으로는 골육종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유윙육종이 많다. 골육종에 걸리면 종양이 생긴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생기며 쉽게 부러지는 병적골절이 일어난다.
연조직육종은 근육, 결합조직, 지방이나 혈관조직 등에서 유래하는 종양으로 횡문근육종이 가장 많다. 횡문근육종은 골격근으로 분화되는 세포에서 유래한다. 횡문근육종은 전신에 걸쳐 생기며 횡문근육종이 안면에 생기면 안구가 돌출되고, 뺨이 부으며, 코가 막힌다. 귀 속에 생기면 귀에서 분비물과 포도송이 모양의 종양이 흘러나올 수 있다. 몸통이나 팔다리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하복부에서 종양이 방관이나 직장을 압박해 배뇨나 배변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생식세포종양은 고환이나 난소 뿐 아니라 뇌, 종격동, 복부, 천미골(꼬리뼈)에도 생긴다. 생기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에 생기는 빌름스종양은 신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빌름스종양에 걸리면 복부가 불러지고 덩어리가 만져지며 때로는 혈뇨나 고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종양에는 간모세포종과 간세포암종이 있는데 간모세포종이 주된 종양이다. 간종양에 걸리면 복부가 부어오르고 덩어리가 만져지며, 복통이나 구토가 나오기도 한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에 생기는 종양으로 망막모세포종에 걸리면 동공이 고양이 눈과 같이 빛나는 백색동공이나 사시가 나타난다.
백혈병은 골수에서 발생하므로 골수천자 및 생검으로 확진한다. 반면 고형암의 확진을 위해서는 생검이나 외과적 절제로 확보한 조직에 대한 병리학적 검사가 필수적이다.
병리학적 검사에는 골수나 조직에 대한 형태학적 관찰 분 아니라 암세포의 유전자 이상을 검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유전자 이상은 형태학적 관찰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 진단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예후 판정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세포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발견되면 예후가 나쁘다. 특정 물질을 만드는 소아암의 경우에는 이를 종양표지자로 활용할 수 있다. 혈액이나 소변에서 종양표지자를 검출해 진단에 이용하거나,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하고, 조기에 재발을 발견할 수 있다. 신경모세포종의 NSE, VMA, 간종양이나 생식세포종양의 AFP, β-HCG가 그 예이다.
소아암은 진단 당시에 이미 폐, 뼈, 간. 림프절, 골수 등으로 원격전이가 일어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CT, MRI, 뼈스캔, PET, 골수검사 등으로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병기를 설정할 수 있다.
[암 이렇게 극복하자(11)-소아암] ①소아암과 성인암의 차이는?
입력 2011-02-15 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