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주부들은 주말이 되면 모처럼 쉬는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느라 더욱 바쁘다. 주말 내내 강도 높은 가사노동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고 아프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화(火)’를 이기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머리가 아픈 증상을 ‘담궐두통(痰厥頭痛)’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은 주부들에게 자주 나타나며 어지럼증과 구토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조진형 원장에게 담궐두통에 알아봤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두통된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고 어느 한 곳에 뭉치게 되어 두통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조진행 원장은 “스트레스는 가장 먼저 두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머리는 인체의 모든 양기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궐두통은 머리로 맑은 기운이 오르지 못하고 노폐물에서 생긴 탁기가 올라가 발생한다. 두통은 풍(風), 습(濕), 열(熱), 담연(痰延), 화(火) 등이 머리 쪽으로 몰려 기운 소통을 방해하여 나타나는데, 담궐두통은 화(火)의 뜨거운 기운이 머리 쪽으로 몰려 나타난다.
담궐두통은 평소 위장기능이 약하고 지나치게 꼼꼼해 매사 긴장감을 놓지 않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머리가 아플 때마다 양쪽 뺨이 퍼렇거나 누렇게 되고 눈을 뜨지 못하며 몸이 무겁고 메슥거리는 증상이 함께 온다. 특히 업무가 많은 직장인들,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할 일 많고 신경 쓸 일 많은 주부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발을 따뜻하게 하면 도움돼
여유로운 명상과 땀을 내는 운동은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평소 생활습관을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담궐두통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래 우리 몸은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한 상태, 즉 ‘두한족열(頭寒足熱)’ 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몸 상태이다.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하체는 따뜻하게 머리는 서늘하게 유지하는 습관은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두통도 예방할 수 있다.
백회혈, 전중혈, 소택혈 등 혈자리를 지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백회혈은 머리꼭지의 정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집중력 저하, 건망증, 불면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혈이다. 전중혈은 좌우 유두를 연결한 선 한 가운데 부분을 말하는 데 이곳을 지압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나 우울함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지는 증상과 통증이 완화된다. 새끼손가락 손톱 밑에 위치한 소택혈을 누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찰 때 도움이 된다.
◇뜸, 침, 약재로 근본적인 치료 가능
스트레스로 인한 담궐두통의 근본적인 치료는 기혈순환이다. 이를 위해 약침요법, 약물요법읓 시술한다. 약침요법으로 통증을 제어하는 약재들을 선별해 만든 주사액을 경혈에 직접 주사하며 약이 체내에 퍼지면서 두통이 줄어들고 머리가 맑아지게 된다고 조 원장은 설명했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청뇌환과 청뇌탕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평소 두통증상이 잦다면 오행왕뜸과 두한족열요법, 전신행기요법 등의 치료가 도움이 된다. 오행왕뜸은 주재료인 쑥과 환자 각각의 적응증에 맞는 엄선된 한약재를 각 부위의 혈 자리에 놓고 태우는 것으로 왕뜸의 경우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고 정기를 되살려 독소를 배출해 주는데 도움이 된다.
두한족열요법과 전신행기요법은 심신을 이완시켜주고 기혈순환을 도와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병원에서 하는 두한족열요법은 각 환자에 맞게 처방된 약재를 뜨겁게 쪄서 발을 감싸 온 몸의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주는 방법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두통과 어지럼증, 위장질환 등이 꾸준하다면 병원에서 운영하는 스트레스 조절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한방병원에서는 문진과 맥진, 스트레스 검사기를 활용하여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측정한 후 뜸과 침, 약 등으로 치료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엄마 건강] 스트레스 받으면 ‘골치’ 아픈 이유는
입력 2011-02-14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