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 박용원 이사장(세브란스병원장)
[쿠키 건강] 우리나라 여성 합계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2010년 기준으로 1.24명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저수준의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인구는 5000만명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은 의료계에도 지각변동을 몰고 오고 있다. 여성의 출산 감소로 인해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향후 산부인과 의료 수준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미 산부인과 지원자가 50%를 밑도는 등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산부인과 응급환자는 의사들간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산부인과 전공의의 부족은 진료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전공의 지원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은 데 해결책은 무엇인가.
“산부인과 전공의 미달 사태의 원인은 수지 타산 때문이다. 현재 산부인과 수가 자체가 저평가돼있다. 산부인과 수술 수가는 일반외과 수술 수가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개원 유인효과가 낮다. 또 산부인과는 응급환자가 많아 사고가 났을 경우 쉽게 의료분쟁으로 이어진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의료분쟁에 대한 걱정없이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일본과 같은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가 내 놓은 대책은 효과가 있는가.
“정부에서는 여러 해결책을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 같다.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산부인과를 세우면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정책이 그것이다. 시행 1년이 시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고령임신이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35세 이상의 고령출산이 분만 환자 중 5% 미만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5% 이상일 정도로 고령임신이 늘었다. 늦은 나이에 임신할 경우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실제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조산, 기형아 빈도가 올라간다. 고령 임신부는 태반 기능이 젊은 여성보다 저하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전검사를 잘 받고 대비하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진행하는 퍼플리본 캠페인의 효과는.
“퍼플리본 캠페인의 효과로 자궁경부암 백신 단체 접종이 늘어나는 등 등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으로 70~8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성접촉 이전에, 9~26세 이전까지 맞는 것이 예방효과가 좋으나 45세 여성도 백신의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아직까지 자궁경부암을 발병률이 선진국보다 높다.
“자궁경부암 조기검진 홍보를 통해서 발병 빈도수는 많이 떨어졌다. 여성암 중 발병빈도 2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환자수가 연 3000~4000명 정도 되므로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방병률을 더 떨어뜨려야 한다.”
-산부인과를 꺼려하는 젊은 여성들게 한마디 한다면.
“산부인과는 산모만이 찾는 진료과가 아니다. 생리통, 월경불순, 빈혈 증상 등 산부인과 질환의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원인을 알고 치료해야 한다. 특히 난소에 혹이 있어 월경불순이나 빈혈이 있을 때,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음에도 병을 키워 불임까지 이어지는 겨우도 많다. 병의 원인도 모른 체 자가진단으로 약만 사서 먹는 것은 자기 몸을 망가트리는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박용원 이사장 약력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세브란스병원장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산부인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인터뷰] “출산율 추락 후폭풍… 산부인과 ‘흔들’”
입력 2011-02-14 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