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환자, ‘발렌타인데이 사랑확인’괜찮을까

입력 2011-02-11 14:16

[쿠키 건강] #새 신랑 최성남(32)씨는 2월14일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올수록 설레는 아내와 달리 마음이 무겁다. 며칠 전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디스크’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목, 허리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뼈의 노화 및 디스크의 퇴행이 주원인이지만, 건강한 디스크라도 지속적으로 자극을 가해 스트레스를 주면 30, 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디스크 퇴행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 직장인의 경우 잘못된 자세로 인해 근육 및 인대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약해져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8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디스크는 수분 함량이 점점 줄어들면 납작하게 찌그러지면서 탄력성을 잃어 압력을 잘 견뎌 내지 못하게 된다.

최씨는 젊은 나이에 허리 디스크로 인해 소위 남자구실(?)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더불어 혹시 아내가 따가운 눈총을 보이거나 남편이 허리디스크에 걸렸다고 주위 사람들이 아내를 측은하게 여길까봐 벌써부터 많은 걱정들이 앞선다.

그렇다면 정말로 허리 디스크가 부부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일까. 의료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입을 모은다.

척추전문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은 “실제 허리디스크와 성행위는 관련 신경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급성요통 환자나 허리를 과도하게 움직이고 뒤로 젖히는 동작 등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건강한 부부관계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허리 주변근육의 강화효과를 가져와 허리디스크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증이 적은 성행위 자세를 찾아 취하는 것이 좋다. 남성이 요통환자일 경우 보통 남성이 바닥에 눕고 여성이 올라앉는 자세를 많이 떠올리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정상체위보다는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옆으로 누운 자세와 남성이 등받이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여성이 올라앉는 자세도 권장할 만하다. 물론 전문가로부터 비수술적 치료를 받고 통증을 조절하면서 성행위를 한다면 훨씬 더 안전할 것이다.

특히 침, 약침, 한약 등 척추주변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는 한방요법은 손상된 인대의 염증을 없애고 주변 조직의 면역력을 높여줘 효과적이다.

한편 디스크 환자라면 ‘음주 성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알코올 자체로 인해 염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술 마신 기분에 통증을 적게 느껴 무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가 큰 코 다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