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3분’ 이상 걷게 되면 ‘반드시 차를 탄다’.
‘3분’ 이상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반드시 앉는다’.
‘3분’ 이상 차를 타고 앉아 있으면 ‘반드시 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활습관을 비유해 만들어진 ‘3분 법칙’이다. 본인도 해당될지 모르니 잘 체크해 보시기 바란다. “난 5분은 걸어간다, 뭐~”라며 자신은 아니라고 안심하는 분들은 없었으면 한다. 5분이나 3분이나 거기서 거기다. 조금 더 쓰면 10분도 마찬가지다.
시내 지하철도 그렇지만 버스를 타보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정류장 간 거리가 짧은 경우가 있다. 이 정도 거리에도 차를 타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일상생활이 이렇다 보니 현대인의 운동량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비뇨기과 영역에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질환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 육체적 활동량과 관련 있는 대표적인 남성질환이 전립선질환과 발기부전이다. 육체적 활동량, 즉 운동이 심장을 비롯한 여러 신체 장기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는 너무나 명백히 알려져 있다.
운동과 전립선질환과의 관계를 보면 운동량이 많을수록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낮아진다. 재미있는 한 연구논문에서는 텔레비전 시청시간으로 운동량을 추정했는데 텔레비전 시청시간이 길수록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높았다고 한다.
소파와 텔레비전은 운동부족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단어인데 ‘휴일에 거실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만 보는 남성’은 전립선질환의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자가 샤워를 하는 동안 남자는 침실 바닥에 엎드려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혹시 이런 모습을 보고 “저 친구 괜히 힘 빼네..... 힘을 아껴야지, 쯧~쯧~” 하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초보자(?)이고 뭘 모르시는 분들이다.
감독이 의학적인 면까지 고려해 연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장면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근거 역시 충분하다.
40대인 분들 중에는 간혹 등산을 갔다 온 날 저녁 잠자리에서 오랜만에 힘 좀 쓰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등산 후 한 잔 하는 바람에 제대로 힘도 쓰기 전에 잠들어 버리면 소용이 없겠지만 보통은 간만에 의욕도 생기고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이나 육체적 활동은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효과적인 혈관의 운반력을 증가시키며 말초혈관 확장을 통해 성기능, 특히 발기능력을 향상시킨다. 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증가시켜 성욕 및 성감을 높인다.
이렇게 좋은 운동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간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하루 30~40분 정도의 빨리걷기가 대표적이고 효율적인 유산소 운동인데 3개월 이상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너무 심하면 오히려 노화를 부추기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육체적 활동만으로도 충분한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계단은 걸어서 오르고 가급적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면서 운동량이 부족하다 싶은 날은 한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가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걷기운동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대표적인데 이때 앉지 말고 서서 가면 열량소비량이 앉아서 가는 것보다 2배가 소모된다.
걸어다닐 때 주의할 점은 어슬렁거리는 산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신을 집중해 정면을 바라보고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만큼 운동이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땀이 나는 정도를 보는 것이다. 옷이 땀에 젖을 경우 불쾌해질 수 있으므로 등에 약간 축축한 느낌이 있다면 충분히 운동이 됐다고 볼 수 있다.
40대 중년이 아니라 해도 휴일에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밖으로 나가 동네 서너 바퀴를 돌기 바란다. 소파와 텔레비전을 멀리 해야 가족들의 사랑과 본인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심봉석 교수의 재미있는 비뇨기과 상식] ‘3분 법칙’ 들어보셨나요, 당신도 혹시?
입력 2011-02-10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