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형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검사를 또 해요?”
검사하기 싫어 병원에 다니기 싫다는 환자들도 있다. 바쁜 직장생활에 병원 다니는 것도 상사에게 눈치 보이는데 웬만한 검사는 아침 식사를 걸러야하니 짜증이 날만도 하다. 더욱이 검사날짜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그래도 검사는 해야 한다. 검사를 하지 않으면 병의 진행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질병과 전쟁을 하면서 적(질병)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이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간혹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해서 오는 분도 있다. 좋은 방법이다. 믿을 만한 집 근처 의원에서 검사해 오면 서로 편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검사가 그렇지는 않다. 특히 의사의 직접적인 판단이 필요한 검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초음파나 내시경처럼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 검사는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혈액검사처럼 기계가 하는 검사는 의사의 숙련도와 관계없다. 그러나 기계가 하는 검사라도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 중요한 시술이나 치료를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했어도 확인검사가 필요하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다.
심장이 나빠 내과의사에게 수년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가 우연히 한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됐다. 수년간 진료하면서도 위암을 발견 못한 심장전문의의 잘못일까. 그렇다면 아무런 증상도 없는 심장병환자에게 위 내시경 검사를 권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 일일까.
진료현장에서 검사는 많이 할 수도, 그렇다고 적게 할 수도 없는 풀기 어려운 과제이다.
[김형규 칼럼] 또 검사를 해야 하나요?
입력 2011-02-08 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