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뱃살,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지름길

입력 2011-02-09 08:21
[쿠키 건강]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영양 대사의 가장 큰 두 가지 문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6억 명의 인구가 기아로 고생하고 있고, 약 3억 명의 인구가 에너지 과다와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한 국가 내에서 함께 공존하는 문제이고, 최근에는 서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우리나라 같은 국가에서 주요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비만이란 ‘신체에 과다한 칼로리가 지방으로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정의하며, 지방은 소모되는 것보다 섭취되는 양이 많으면 자연히 축적된다. 여성의 비만은 둔부비만이지만, 여성도 나이가 들면서 복부에 지방이 남자만큼 쌓일 수 있다. 이것은 여성도,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남성의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식사보다 높은 칼로리의 간식: 여성 복부비만의 원인과 그 심각성

여성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옷 입었을 때 “똥배가 나와 보인다”는 것이다. ‘똥배’란 다른 말로 ‘뱃살’이라고 하지만,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살은 살코기를 말하며 ‘코기’ 즉 고기는 근육을 의미하는데, 복부에 근육이 아무리 발달된 운동선수도 배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뱃살은 복부에 지방이 쌓여 있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비만하다는 얘기이다.

비만이 의사들에게 관심사인 이유는 그것이 수 많은 질병들 특히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사망률을 높이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어떤 암의 발생까지도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만의 중요성이 최근 유행되고 있는 체형의 미용적 문제가 아닌 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나이가 40대가 넘은 여자들이고 젊은 여성들은 무조건 미용상의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지만, 20대도 곧 40대가 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러면 비만은 왜 오는가? 쉽게 말해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몸에서 나가는 것보다 많으면 축적되어 비만이 된다. 우선 첫째, 입으로 들어오는 것을 생각해보자. 통계적 결과에 따르면, 1년간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적정량 칼로리 양의 5%를 초과하면 약 5kg의 지방세포가 축적된다. 현대인들에게 5%의 칼로리 초과는 쉽게 자제할 수 있을지 모르나, 차량 운송기관의 발달과 움직이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특성상 운동량의 감소는 식사 칼로리의 소모를 추월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에게 있어 초과량으로 저장된 에너지의 재사용은 거의 없다. 실제로 소수에서만 식사시간 간격이 좀더 길어질 뿐 대다수 현대 여성은 저장된 에너지가 재사용될 때까지 굶고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점심식사를 적게 먹었다고 대부분의 여성이 말하지만, 실제로는 점심식사 후 저녁 사이에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아이들과 먹는 간식은 놀랍게도 점심식사보다도 칼로리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점차 체지방은 늘어나게 되고 우리 몸은 더 이상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과체중과 비만 상태에 이르게 된다.

지방량이 증가하는 것을 단순히 저장상태의 개념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 즉 미용상의 문제보다는 지방세포에서 합성 분비되는 다양한 물질로 인해 신체 대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뱃살 즉 복부지방 속의 지방세포는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여 식욕을 조절하고 이 작용단계에서 다양한 대사적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두 번째, 몸에서 나가는 것을 생각해보자. 에너지 균형에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소비 정도이다. 신체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을 결정하는 것은, 70% 정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에너지 소비량(REE: Resting energy expenditure), 20%를 차지하는 운동소비량 그리고 10%의 소화 열생성소비량(Thermic effect of food) 이다. 기초에너지 소비량은 우리 인체의 생화학 대사를 유지시켜 주는데 이용되는 에너지 소비량을 말한다.

즉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운동 소비량은 우리 몸의 활동을 의미하고 소화 열생성소비량은 추위에 노출되거나 음식 섭취에 의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에너지가 열생성으로 변환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에너지를 의도적으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운동소비량 밖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성 복부비만의 특징

나이든 여성은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다. 물론 점잖은 체면에 못 입는 이유도 있으나 이상하게도 젊은 사람보다 맵시가 안 난다. 그 이유는 여성의 비만은 둔부비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남자의 비만은 복부비만이 많다. 결혼한 남자들이 올챙이처럼 배가 볼록 나온 것을 상상하면 된다.

여성 비만 타입인 둔부비만은 결국 허벅지와 둔부에 지방이 축적되어 미니스커트를 상상도 못하게 한다. 그러나 여성도 나이가 들면서 복부에 지방이 남자만큼 쌓일 수 있다. 이것은 여성도,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남성의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뱃살을 뺄 수 있는 방법

체중감량 관리의 일반적인 목표는 체중을 줄이고, 감량한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고, 또는 최소한으로, 더 이상의 체중증가를 막는 것이다. 체중감량 치료의 초기목표는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다. 10%를 감량하는데 이상적인 시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다. 보통 1200 칼로리 이하의 식사를 권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직장 급식 식당에서 하는 두 끼 식사를 모아다가 세 번에 걸쳐 나누어 먹는 양이다. 그러나 결코 한 끼를 건너뛰면 안되고 세 끼에 두 끼 양을 먹으라는 것이다.

운동의 증가는 에너지의 소비를 증가시키므로 체중감량 치료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운동량의 증가는 비만인 사람의 음식섭취를 방해할 수도 있다. 운동의 증가만으로 체중감소에 필요한 칼로리 부족을 유발할 수도 있으나, 운동만으로는 체중 2~3% 정도의 감소 만을 초래한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저열량식과 동반된 운동량 증가는 체중감량에 상당히 유용하다. 운동의 증가는 체중감소와 상관없이 심폐기능를 증가시키게 되며, 심폐기능의 증가는 무드를 상승시키고 일상생활의 신체기능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게 된다.

대부분의 비만인의 운동은 적은 시간과 강도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증강시켜야 한다. 처음엔 느린 속도의 걷기나 수영이 적절하며, 시간, 진행정도, 체중감소 등에 따라 그 정도를 조절해야 한다. 걷기, 자전거타기, 스키, 에어로빅, 줄넘기 등이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종목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맞고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해야 한다.

걷기 운동은 누구나 매일 할 수 있고, 장소를 가리지 않아, 비만환자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운동이다. 환자는 1주에 3일, 10분간 걷는 운동으로 시작하여 30분, 45분간 전력 걷기로 진행해야 하며, 일주일에 5일 혹은 매일로 늘릴 것을 권유하여야 한다. 그리고 1주간의 운동계획을 미리 짜도록 해서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해야 하며, 운동의 기간이나 강도에 대해 일기를 쓰거나 기록을 해 치료자에게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하루 활동량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활동량을 늘리는 또 한가지 방법이다. 대중교통수단 이용시 한 정거장 전에 내린다든지, 일부러 멀리 주차를 한다든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한양대학교구리병원 내분비내과 이창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