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화상응급처치 49억 혈세 낭비

입력 2011-02-08 10:19
최경희 의원, “운영 제대로 되지 않아 대책마련 시급” 주장

[쿠키 건강]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을 낮추고 인명소생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원격화상 응급처치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국민 혈세만 총 49억여원이 소요됐다.

8일 최경희 의원(한나라당·보건복지위)은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원격화상응급처치시스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본 시스템이 탑재된 총 110대의 중환자용 구급차를 전국에서 운영했으나 울산, 강원, 제주 지역에서는 사용실적이 10건도 채 안 된다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울산 지역은 원격화상응급처치시스템이 탑재된 중환자용 구급차 3대로 3200명의 환자를 이송했고, 이중 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단 한 번도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 강원과 제주지역에서도 원격화상응급처치시스템 탑재 차량을 각각 7대, 3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용은 각각 4, 5건에 불과했다. 충남과 전남 역시 각각 7대를 보유했어도 원격화상 지도건수는 11, 12건이었다.

당초 원격화상응급처치시스템은 2008년 8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등에서 일부 예산을 받아 소방방재청에서 진행한 사업으로 차량 단말기 지원금 1대당 3000만원, 통신비는 2500원, 중앙중계시스템의 유지보수비 1억원 등을 종합해보면 49억여원의 예산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의원은 “원격화상응급처치시스템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의료지도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의 생명에 직결되는 만큼 제도적 보완 장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