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갑작스런 한파나 폭설로 인해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올 겨울 여느 때보다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동으로 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지역에 따라 눈 또는 영하의 기온이 계속될 예보돼 교통사고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교통사고 후 운전자가 뒷목을 부여잡으며 차에서 내리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실제 접촉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도 피해자가 뒷목이나 허리를 잡고 통증을 호소하는 것을 쉽게 목격한다. 또 교통사고 후 뒷목이나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후 진짜로 디스크가 발생할까?
정답은 NO. 교통사고 시 충격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고개와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목,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사고만으로 디스크 질환이 발생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척추전문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은 “교통사고, 추락 등 외상이 원인이 돼 디스크가 찢어지는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하다. 노화와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퇴행된 디스크가 서서히 척추의 기능을 약화시키다 교통사고를 계기로 터진 것”이라며 “20대 이후부터는 디스크 퇴행 현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아주 건강한 척추 상태가 아닌 이상 교통사고 자체만으로 디스크 진단을 받는 일은 드물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후 목·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도 100% 보험에서 보상해주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성인은 척추 주변조직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사고 전부터 디스크가 만성적으로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왕증이 적용된다. 기왕증이란 교통사고 전 허리, 목디스크의 퇴행성 변화의 정도를 말한다.
목, 허리 디스크의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뼈의 노화 및 디스크의 퇴행이 주원인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뼈에서는 칼슘이 빠져나가고 디스크에서는 수분이 빠져나가게 된다. 8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디스크는 수분 함량이 점점 줄어들면 납작하게 찌그러지면서 탄력성을 잃어 압력을 잘 견뎌 내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평소 생활습관 등으로 척추 및 주변근육을 혹사시키거나 퇴행이 될 만한 동작을 반복하면 퇴행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된다. 특히 건강한 디스크라도 지속적으로 자극을 가해 스트레스를 주면 30~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디스크 퇴행현상이 가속화 되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교통사고 후 치료도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날씨로 인해 체온이 떨어져 고통에 무감각해지고 이로 인해 몸의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사고 후 치료가 더 필요하다.
교통사고는 가벼운 타박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고의 강도가 높을수록 어혈, 염좌, 디스크의 복합적인 증상으로 통증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고로 인한 외상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한참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디스크 노화 역시 가속화 된다.
퇴행성 디스크, 퇴행성관절염, 척추관협착증 등이 있는 경우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은 그 후유증이 크고 오래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교통사고 전문 클리닉을 통해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mib.co.kr
교통사고로 디스크가 생길까?
입력 2011-02-01 10:17